오랜만에 선배랑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다.
스타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필름메이커를 알고 나서부터 겜방에서는 스타랑 멀어진 탓일까 그냥 스타를 하는것도 시들하고 재미없고...
늦게 일어난 탓에 밥도 안먹고 선배를 만나 어찌나 배고팠는지 ..
한솥 도시락에서 나는 이천백원짜리 카레밥곱배기를 선배는 혼자 먹을 내가 안쓰러웠는지 속도 안좋으면서 구백원짜리 콩나물밥을 먹었다.
"야! 배도 부르고, 잠도 실컷 잤고, 이제 영화만 보면 되겠다."
매그놀리아를 보러 강남역 시티극장앞에 내릴 즈음
어, 간판이 없네...
대신 사랑을 위하연가? 그놈이 떡하니 대신 걸려 있었다.
매그놀리아나 고스트 독을 보려 했지만 둘다 강남 어디에서도 하는 곳은 없었고.
씨네를 뒤져서야 씨지브이나 서울 극장에서만 한다는걸 알았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영동사거리.
고민끝에 서울 극장을 가자고 결정했고 버스를 타려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종로에 가는 버스가 없었다.
내친김에 뤼미에르에서 뭘하나 봤지만...
드팔마가 연출했다는 화성탐사 영화만 구미를 조금 당길뿐.
선배랑 나는 없는 돈에 . 그것도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 탓에 좀더 신중히 보자고 했고
거 뭐냐...드팔마 영화는 어쩐지 썩 내키지 않았다...
그가 SF를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 그다지 모처럼의 영화관람에 우릴 즐겁게 해 줄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영화를 하는 입장에서도 홍보전단이나 잡지의 영화 소개 따위를 보며 극장에서 볼 영화를 고른다는 내자신이 한심하게 보였고 이리저리 머릴 굴리다 우린 이 핑계 저 핑계로 시간당 천원짜리 겜방 간판의 화살표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됬다.
보고싶은 영화를 보러 가는데도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 핑계거리가 될만큼 게을러지고 한심해진 난....아니 어쩜 우린...서로 눈치만 보다가 스타나 두어게임 했을 뿐이다.
어린이 날이라고,
지하철을 타면 교대까지 가는데 서울대공원가는 4호선의 사당역을 지나 사람에 치일 생각에 끔찍해하며
버스를 탄다는 것이 40분이면 갈 코스를 두시간에 걸쳐 갈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다.
뭐 하긴 꼭 영화를 한다고 의무감에...귀찮음도 없으며 모든 영화를 교과서 보듯이 보아야 하는것은 아니겠으나 드팔마가 SF를 만들었다는 것에 의심하고 이연걸이 나오는 것은 비디오로 봐야 할것 같으며 버스를 내려 또다시 두번이나 타고 종로까지 나가는게 귀찮아 결국은 왜이렇게 극장은 멀어? 왜 근방의 극장들은 쌈마이 같은것만 줄창 하는 거지? 왜 볼만한 영화들은 전부 일찍 간판을 내리는거야? 하는 투의 변명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스스로도 유치하기 그지 없다.
지금은?
어제 저녁먹으며 가르쳐 줬던 이 싸이트를 선배에게 직접 눈으로 확인 시켜주고 어디 한마디라도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라며 권해준 것뿐.
이젠 필름메이커의 게시물들을 읽는게 최고의 재미인가보다.
누나집에있는 컴퓨터로 시나리오 작업한다고
"누나! 오늘 나 거기 가서 밤샘할거니까 그리 알아. 매형한테도 그리 전하고, 이따 갈께!"
전화를 했지만 과연 종로도 멀다 한놈이 면목동 누나 집까지 그것도 그 골때리는 시나리오를 쓴다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