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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재미있게 쓰는 법 두번째! - 장면 전개하는 법

앙투안로캉탱
2025년 02월 07일 23시 33분 35초 179 2

안녕하세요. 저번에 이어서 대본 재미있게 쓰는 법을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9년 전 혼자 예술가가 되어 보겠다고 

공부하고 있던 어린 저에게 건네 주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쓰니 감회도 새롭고 감동도 있고 하네요...

 

확실히 오래 전 필커에 비해서 댓글 화력이 약하지만

그래도 애정이 있는 곳이고, 누군가는 그 때의 저처럼 감독이 되기 위해서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서 홀로 고군분투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럼 또! 몇자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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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어서 장면 전개의 기술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나리오와 희곡을 비롯한 모든 극문학들은

장면의 전환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사무엘 베케트의 Breath나

로버트 윌슨의 연극과 같이

단일한 장면을 극단적으로 연장시키는 작품들도 있지만

가부간 희곡을 기반으로한 서사적인 작품은

장면 그 자체가 아니라

장면과 장면의 전환, 즉 전개가 중요합니다.

장면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씬, 시퀀스,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야 뭐 다들 잘 아실테고,

씬과 시퀀스는 장면의 단위입니다.

씬이 있고, 씬과 씬들을 엮은 시퀀스가 있고,

시퀀스들이 모여서 하나의 스토리가 나옵니다.

씬은 특정한 장소, 혹은 특정 시간대를 기준으로 둡니다.

예컨대 철수가 영희를 만나 놀이터에 갔다가

배가 고파져서 분식집으로 향하는 이야기를 쓴다고 칩시다.

철수가 영희가 오전에 놀이터에서 만나는 것이 한 씬입니다.

그리고 분식집으로 갈 때는 두번째 씬이 됩니다.

장소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시퀀스는 각각의 단일한 씬들이 모여있는 군집입니다.

가령 조커가 은행을 터는 오프닝 시퀀스,

킹콩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 복엽기들과 싸우는

전투 시퀀스. 이렇듯 구체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요악할 수 있지만

여러 씬들로 이루어져있는 집합체를

시퀀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쓸 때 자주 이야기하지 않는 단위가 있습니다.

바로 '비트'입니다.

비트란 시나리오 내지는 희곡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작은 이야기 단위입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아주 작은 상황입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조커는 은행에 가서 마피아들의 돈을 텁니다.

고답 시티의 마피아들은 조커를 만나기만 하면

죽이려고 혈안들이죠.

그런데 조커가 마피아들의 모임에 나타나 협상을 시도합니다.

내가 훔친 니네 돈을 돌려줄테니 배트맨을 죽여달라고 합니다.

이 짧은 장면 안에는 조커의 배짱있는 협상이라는 이야기 아래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무수히 많은 상황이 나타납니다.

돈을 돌려줄테니 협상을 하자는 조커의 대사

어처구니 없어 하면서 그건 원래 우리 돈이라고

화를 내는 마피아

이를 무시하고 배트맨을 죽여달라는 조커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을 터트리는 마피아

그리고 자꾸 까불어대는 조커가 싫은 한 마피아가

저 조커를 잡아 죽이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등

전체적으로는 테이블에 앉아서 대사만 치는 장면이지만

그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상황과

맥락들에 의해서 긴장감이 유지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바로 비트라고 합니다.

이 장면은 무수히 많은 비트들이 전환되고 있죠.

비트의 전환이 많을 수록 이야기의 긴장감을 고조됩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형사가 피의자를 조사합니다.

형사 - 그 날에 어디 있었어?

피의자 - 식당이요.

형사 - 식당엔 왜?

피의자 - 밥 먹으려고요. 형사님은 밥 안드세요?

형사 - 밥만 먹었어? 다른 건 안했어?

피의자 - 네

딱 봐도 전개가 지루하죠? 왜냐하면 여기에서는

형사가 피의자에게 질문만 하고 있고,

피의자는 주어진 질문에 답만 하듯

비트의 전환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여기에 비트으 ㅣ전환을 더 넣어보겠습니다.

형사 - 그 날에 어디있었어?

피의자 - 식당에요.

형사 - 새벽 세시 반에 식당엔 왜 갔지?

피의자 - 형사님이 거기 있어서요.

형사 - 내가 거기 있었다고?

피의자 - 그리고 형사님은 여주인을 데리고 이촌역엘 가셨죠.

형사 -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이렇게 비트의 전환이 많아지면 이야기의 긴장도가 올라가고

훨씬 더 몰입감이 올라갑니다.

하지만 비트가 너무 많이 변환되면

자칫 이야기가 너무나 복잡해진다는 단점이 있죠.

그러므로 단조로움과 복잡함을

적절히 조율하면서 장면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앙투안로캉탱
글쓴이
2025.02.07 23:34
https://blog.naver.com/luis0472/223333998482
donkey
2025.02.12 16:44
오오 너무 좋은 내용입니다.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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