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실제연기
1. 화장실
변기칸 문 열리자 태호 들어선다. 바지 내리고 변기에 앉는다.
항문에 힘 주는 듯 인상 찌푸린다.
태호
아이씨…
밖에서 들리는 인기척. 누군가 걸어들어온다. 잠시후 소변기로 쏟아지는 소변 소리.
심각한 표정으로 계속 힘주는 태호. 여의치않다. 점점 낯빛이 어두워진다.
화장실 나가는 발자국 소리에 눈치 보는 태호. 주머니 속을 뒤진다.
문 닫히자, 잽싸게 담배와 라이터 꺼낸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길게 한모금 들이마시자 ‘후~’, 연기 내뿜는다. 변기 아래로 ‘첨벙’소리 울리면서, 입가에 미소가 만연하다.
태호
(황홀감에) 아~~~~이거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뭉게뭉게 퍼지는 담배연기, 카메라 패닝. 변기 옆으로 왠 건달이 쭈그려 앉아 있다. 검은 양복 입고 험악하게 생겼다. 깜짝 놀라는 태호.
느닷없이 태호의 갈비뼈를 가격하는 건달.
비명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다. 인정사정없이 폭행하는 건달.
가까스로 도망쳐나오는 태호.
2. 건물 정문
정문 열리자 뛰쳐나오는 태호. 뒤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숨을 고른다.
태호
뭐야…시바…
코너를 돌아 나오자, 중년 아저씨 서 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경계하는 태호. 엷은 미소를 띠는 중년, 태호를 향해 연기를 ‘후~’ 내뱉는다.
또다시 건달 등장, 중년의 갈비를 폭행한다. 픽 쓰러지는 중년.
도망치려는 그때, 연기가 바람을 타고 태호 콧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건달 달려와 태호 어깨를 붙잡는다.
태호
뭐야!!! 안 폈잖아!!!
얻어맞는 태호. 갈비를 부여잡고 쓰러진다.
3. 외부 주차장 길목
갈비를 부여잡고 절뚝거리는 태호. 흙먼지로 옷이 더럽혀져 볼품없다.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
터 꺼낸다. 인상을 팍 쓰더니 쓰레기통에 내던진다.
쓰레기통 옆으로 주차된 차량들. 입구에 차량 2부제 판넬이 떡하니 서 있다.
안에서 사람들 비명 소리. 입구 쪽으로 나오다 만 차량 앞에서 건달들에게 얻어 맞는 사람들.
태호를 향해 도움의 손길을 뻗지만, 외면하는 태호, 냅다 도망친다.
4. 공사장 앞
공사장 정문에 ‘미세먼지 발생 농도 현황판: 적격’.
그앞을 지나가는 태호. 절망에 빠진 얼굴로 하염없이 걷는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
갑작스러운 비명소리에 뒤돌면, 수십명의 건달들이 행인 한 명을 집단 폭행중.
눈 마주치자 건달들, 태호에게 전력질주해 온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태호. 골목길로 도망친다.
5. 골목길
주차된 차에 기대 숨을 헐떡이는 태호.
태호
..씨바..도대체 뭔 일이야.…담배도 안 폈는데..
‘삐삑!’ 자동차 도어락 열리는 소리에 놀라는 태호.
젊은 여성이 다가오자, 비켜준다. 불편한 기색의 그녀를 피해 발걸음 옮긴다.
6. 골목길2
터벅터벅 걸어가는 태호. 주택 안에서 나오는 아주머니. 반팔 차림에 쓰레기봉투 들었다.
아주머니
아으…추워..
봉투를 벽에 세우는 아주머니. 추레한 태호 발견하더니, 인상을 팍 쓰고 도망치듯 안으로 들어간다.
언짢은 태호 표정. 가던 길 걸어간다.
7. 비좁은 골목길
맞은편 주택 안에서 누군가 나온다.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는 5살 남짓한 소녀.
태호가 걱정스런 눈길로 쳐다본다.
볼품없는 태호를 경계하는 엄마. 인상을 팍 쓰더니 태호보다 앞장서 걸어간다. 멀어지는 모녀.
그때, 10미터 전방에서 교복 입은 학생 무리들이 튀어 나온다. 손에 들린 담배와 라이터들.
태호
안 돼!!!!
태호의 고성에 깜짝 놀라 뒤돌아보는 모녀. 뒤좇아오는 태호에게 겁먹고 줄행랑친다.
학생들과 점점 가까워지는 모녀. 떼거지로 담배에 불을 붙이는 학생들.
태호
야이 새끼들아!!!!!!
태호를 보고 비웃는 학생들.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이윽고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결국 연기 속에서 나타나는 건달 무리들. 학생들의 갈비를 사정없이 가격한다.
맥 없이 쓰러지는 학생들. 공기 중으로 퍼지는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모녀.
비명 지르는 엄마. 딸과 도망치려는데 건달에게 붙잡힌다. 쓰러지는 엄마는 딸을 밀어내지만, 소녀는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구른다.
때마침 도착해 소녀를 낚아채는 태호, 도망친다. 명렬히 뒤좇아오는 건달들.
8. 비좁은 골목길2
태호, 헐레벌떡 도망친다. 지치지도 않는 건달들. 쉬지 않고 좇아온다.
앞에서 걸어가는 행인 뒷모습. 태호가 앞지르려는데 왠 담배연기가 그의 얼굴을 강타한다.
담배 꽁초를 떨어뜨리며 픽 쓰러지는 남자. 앞에서 건달이 나타난다.
멈칫하는 태호. 옆길로 도망친다.
8. 골목길2(6씬과 동일 장소)
코너를 빠져나오는 태호와 소녀. 맞은편에서 건달 3명이 아주머니를 구타한다. 벽에 세워진 쓰레기 봉투. 그위로 보일러 연통, 연기가 하염없이 뿜어져 나온다.
가로막힌 태호. 샛길로 도망친다.
9. 골목길(5씬과 동일 장소)
빽빽하게 주차된 자동차들. 전력질주하는 태호. 건달들이 바로 뒤까지 좇아온다.
막다른 길에 마주하면서 코너를 빠져나오는 찰나, 승합차로 가로막힌 골목길.
사면초가에 빠진 태호. 건달들이 몰려온다.
포기하고 주저 앉는 그때,
젊은 여성
(뒷문 열면서) 여기요!!!
주차된 자동차에서 뒷문이 열린다. 잽싸게 뛰어 들어가는 태호와 소녀.
문 닫히자, 창문을 두드리는 건달들.
겁에 질린 소녀를 꼭 끌어안는 태호. 천천히 소동이 줄어든다.
젊은 여성
괜찮아요?
태호
네…
멀리서 갈비를 부여잡고 뛰어오는 소녀의 엄마. 태호가 문을 열고 나간다.
끌어안고 눈물흘리는 모녀.
엄마
정말 고맙습니다…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태호.
젊은 여성
집까지 태워 드릴까요?
엄마
..요 앞이라..괜찮습니다..
태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모녀를 부축하고 걸어가는 태호. 젊은 여성은 승차한다. 시동 소리와 함께 출발하는 자동차.
차 안에서 인사하고 앞질러가는 젊은 여성. 그 뒤로 자동차 배기 구멍에서 나오는 시커먼 매연.
기침하는 딸. 엄마와 태호가 걱정한다.
그때 ‘뚜벅뚜벅’, 다가오는 구둣발. 고개 들면, 엄청난 크기의 건달이 그들을 내려본다.
절규하는 비명소리. 카메라 상승하면, 건달 뒤로 희끄무레한 공사현장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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