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눈물
1. 지하철
옆칸에서 나온 그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전보다 들떠 있으며 얼굴에는 햇빛이 일어나는 것 같다. 그는 총을 받은 것이다. 실탄 나가는 진짜 총, 그리고 빵빠레같은 정차안내 방송이 들린다. 남자는 조심스레 검은 가방을 자리에 놓아두고 지하철 밖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청년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가방을 무릎으로 가져온다.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지만 이미 가방은 열었다. 그곳에는 돈뭉치들이 꽉 차있었다. 청년은 재빨리 가방을 다시 닫았다. 그때 그는 서늘함을 느꼈다. 햇빛이 그를 비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 3명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중 한 사내가 꼭 쥐고있던 가방을 한 숨에 가로챈다. 그리고 청년에게 따라오라고 말한다. 주위 사람들은 전화통화를 하는 듯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사내들을 따라가는 청년의 표정은 태연하기만 하다.
순간, 그는 양복의 사내 바지 뒷주머니에 권총을 보게 된다. 정차안내 방송이 들린다. 갑자기 많은 학생들이 지하철 안으로 들어온다. 청년은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권총을 빼내고 지하철 밖으로 나간다. 문은 닫히고 양복의 사내들은 권총이 사라진 걸 알지 못한다. 단지 그냥 도망간 거라 생각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2. 골목
청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역을 빠져나간다. 그때 돈가방을 두고 내린 남자가 멀리서 다가오고 있다. 청년은 그를 붙잡고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데려간다. 청년은 돈가방 이야길 하면서 죽을 뻔 했다는 둥 남자에게 불평을 한다. 남자는 차분하게 그를 쏘아본다. 그러자 청년은 겁을 먹었는지 말을 얼머부린다. 남자는 위엄있는 목소리로 총을 산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총은 망가진 것이었다. 그때 소매치기한 지갑들이 든 청년의 가방 속에서 총을 발견한다. 남자는 가방을 낚아 채 총을 꺼낸다. 그리고 어디서 났냐고 물으며 총을 살펴본다. 청년은 장난감 총이라며 떠들어대고 남자는 갑자기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순간 엄청난 소리가 난다. 좁은 골목이라 그런지 소리가 튕겨 몇 초 동안이나 귀를 진동시킨다. 총알은 청년의 발 옆으로 나가 땅 속에 박혀있다. 총에서 나오는 연기가 둘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뛴다. 일단 뛴다.
3. 허름한 공터
둘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고 있다. 청년은 돈이 필요하다며 총을 팔려고 설득한다. 그러나 남자는 절대 반응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액정 속의 가족사진을 본다. 순간 과격하게 전화기를 두 동강내며 저 멀리 던져버린다. 남자는 청년에게 자신을 모두 드러내기 시작한다. 자신은 성공한 사업가라 했다. 그러나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이 아무것도 아니란 걸 깨달았다 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 다녔단다. 그래서 그가 찾은 건 순수였다. 인간의 본능적 순수, 그것만이 그에게 진정한 가치와 웃음을 준다고 말한다. 이제 모든 인위적인 것들은 포기하고 마음대로 살겠단다. 가족과 친구들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늘어놓는다. 아까의 차가운 모습과는 다르게 굉장히 부드러워져있다. 그러나 계속 확고하게 맞추어가는 그의 생각들이 억지같이 보였으며 그의 모습도 안쓰러워 보인다. 청년은 사뭇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맘에 안드는 놈 있냐? 죽이고 싶은데 못죽인 사람 없어?"
그는 이제 마음대로 살 권리를 지녔다면서 웃으며 묻는다. 청년은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는지 그놈 이야기를 한다. 어떤 학원 근처에서 매일 본다는 고등학생인데 짜증나는 얼굴이라며 열의에 띤 눈으로 열변을 토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놈을 죽이려 가자고 말한다.
그들은 바람을 맞으며 걸어간다. 수많은 차들과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4. 학원 옆 골목
남자는 왠지 모르는 떨림으로 골목에 서 있으며 청년은 학원 앞에 서있다. 아이는 곧바로 나타났고 청년은 그에게 다가간다. 그 아이의 얼굴이 낯익다! 그는 남자의 휴대폰 속에 들어있던 아이다. 청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한 아이를 끌고 간다. 남자는 벽을 보고 서있다. 청년은 아이를 벽에 세워두고 남자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청년에게 총을 주며 직접 하라고 한다. 총을 받은 청년은 손을 떤다. 아이에게 다가가 총을 겨누지만 쓰지 못한다. 남자는 답답하다는 듯이 총을 뺏어 아이를 겨눈다. 아이는 눈을 감고 있어서 아빠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아빠는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순수한 눈물 하나가 차가운 볼을 적신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도망가 버린다. 뒤돌아보지 않는다. 청년은 멍하니 벽에 기대어 있고 아이는 학원 쪽으로 도망가 버린다.
대학준비로 쓴 시놉시슨데요. 주위 사람들은 도무지 어떤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없다고 하네요. 글한번 일어보시고 무엇이 문제인지 많이 지적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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