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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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지겨울 때가 있다

ant5597
2007년 05월 04일 17시 58분 53초 3794
오늘은 집사람의 생일이다.
출근시키는 아내의 깊은 갈구의 눈빛을 동물적이 감각으로 읽어 내었다.
천만 다행이긴 한데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내내 그 생각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한달 이십만원의 용돈으로 아내에게 무엇을 선물해야 할까 미치겠다.
얼마전 아이가 태어난 뒤로 더 빠듯해진 생활도 알고 중소기업 생산직의 월급이야 뻔한데다 아내의 통장으로 입금이
되니 더 이상 생겨날 돈도 없거니와 남을 돈도 없다
담배를 끊으라지만 그것만은 어쩔도리가 없다 아 이런 난 중독자인가....
게다가 아기를 안고 안하던 눈웃음에 볼에 닿는 아내의 입술이 섬찟하게 느껴진다
아직 신혼이기야 하지만 내 나이 벌써 삼십여섯 벌써 잠자리를 신경쓸 나이인것이다
어찌 되었건 주머니에 남은 오육만원으로 오늘의 난관을 이겨야 한다
무얼사나 제길
퇴근 버스안 옆자리에는 총무과의 진주 미쓰 정이 역시나 예쁜 턱을 세우고 어떤놈인가가 자신에게 던질지도 모를
시선을 막아내고 있었다.
창밖에는 비가 조금씩 내린다
우산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 분명 아내가 아침에 챙기라고 했던것 같은데 ..... 또 혼나겠네
지금 차는 안산역 부근을 지난다 이제 다음에서 내려야 하는데 그 다음은 ......
꽃을 살까? 하지만 딸랑? 그 뒤에는 .... 난 죽을지도 모른다
케잌을 사가면 될까? 이런 멍청이! 꽃과 케잌은 기본이다
자 한번 계산을 해보자
꽃이 한 오천원하나? 케잌은 얼마나 할까?
두가지에 이만원이면 될까? 그럼 삼만 칠천원 남는다
아까 담배가 세까치가 남았는데 담배를 사버렸다 습관적으로
카드를 쓸까?
어차피 자기 선물인데 어때 그리고 그러라고 있는거 아닌가?
그러기엔 저 번주에 후배와 너무 기분을 내버렸다
아기 낳은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너무 굶었는지 도우미들을 보자 돌았었나보다
결국은 해보지도 못하고 이십육만을 긁어 버렸다
분명 다음주엔 알게 될텐데...... 어차피 혼나는것 같이?
아서라 그러다 죽는다
" 권반장님 안내리세요?"
"응?"
"아 다음에 내릴려고 볼일이 있어서.." ---무슨 볼일 이 미친놈
"네 저랑 같이 내리시면 돼겠네요"
"아 그래?"
막 떠나려는 버스를 세우려니 챙피했다
그것도 미스 정앞에서.....--- 제기랄
선물을 정한 것이 없어서 시내를 돌아 다녀야 하는데 괜히 시간만 보내게 됐다.
지금이 일곱시 사십분이니까 적어도 아홉시까지는 집에 가야한다
분명 저녁 같이 먹자고 기다릴 아내다...
"권반장님 내려요."
"아? 응"
동료들에게 간단히 인사한 뒤 버스에서 내렸다
비가 온다 아까보다 많이....
"우산 없죠? 같이 쓰세요"
"아니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조선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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