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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경우도 있는 건가요?

이럴수가
2010년 02월 09일 00시 22분 35초 3774 4

졸업작품을 찍으려고 배우를 모집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몇 분과 함께 찍게 되었습니다.

금요일날 미리 배우 리허설도 했고요... 그리고 2월 8일, 월요일이 촬영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우가 약속 장소에 안 나오더군요.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고요. 몇 시간 동안 기다렸습니다. 그 사람이 없으면 찍을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하늘이 노랗다 까맸다 하더군요.

 

결국 그 사람은 나오지 않았고, 우리는 스탭 중에 한 명을 대타로 세워서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팀의 모든 밸런스가 무너졌지요. 생각했던 그림대로 촬영이 안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이미 늦어질 대로 늦어진 촬영시간, 피곤하고 짜증에 가득한 스탭들...

 

 

뭐, 졸업작품 뭐가 그리 중요하냐 하시는 분도 계실 거 같네요. 그치만 우리들에게 있어선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작품이었습니다. 이거 완성 시켜보려고, 며칠이고 밤새면서 머리 맞대고 시나리오 짜고, 싸워가면서 구성도 하고...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완성되어 나온 그 작품을 봤을 때 얼마나 그 열매가 달지 상상하면서요.

 

그래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면 안 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사람이 중요하지 한낱 졸업작품이 중요하겠습니까?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연락이라도 줬으면 스탭들을 포함해서 다른 배우들까지 그렇게 마음 졸이며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을텐데요. 이 작품 엎어버려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진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습니다.

진짜 양보해서 최소한... 월요일 중엔 전화라도 받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출연하는 게 별로다 싶으면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 겁니다. 안 그런가요? 게다가 이 사람은 우리랑 시간 안 맞아서 우리가 한번 거절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제발 시켜달라고, 시간 빼겠다고 몇 번이나 전화오고 문자와서 같이 찍기로 결정한 사람입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이 분야는 약속과 신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약속을 못지키는 배우는 어느 누구든 함께 일하길 꺼려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지금 그 사람의 신상정보를 여기 공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또 없도록 하기 위해서요.

 

뭐... 어찌 되었든, 제가 있는 방송아카데미에는 블랙 리스트에 올릴 거지만요. 이후로도 졸업작품을 찍든, 일터에 나가서 배우를 쓰든, 이 사람은 쓰지 않도록 조언할 생각입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iya1142
2010.02.09 23:26

진짜..심정이 이해가 가네요... 그 배우분 피치못할 사정이 있으셨겠지만 최소한의 연락은 해주셨어야 했는데..

가을의 전설
2010.02.10 18:04

정말 저도 깊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배우뿐만 아니라 스텝중에서도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작업을 자주하는 저로써는 매 작품마다 이러한 마인드의 사람들때문에

싸움과 긴장의 연속이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름의 노우하우도 생기기도 합니다.

늘 인맥으로 작업을 해왔던 학생분들 같은 경우 필드에 나와서 생면부지의 사람을 믿고 작업하다보면

때론 눈물이 날 지경이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일단 촬영이 진행되면 연출자는 낭떠러지에 몰린

사람이 됩니다.

앞으론 스텝이나 배우나 정확하게 요구할것과 줄것을 정하세요.

그리고 이력서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신분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사람하고만 작업을 하세요

필요하다면 프로필에 자택주소같은거 기입하게 해도 실례가 아닐꺼라 생각합니다.

처음엔 저도 이런 방법이 참 민망하다 생각했었지만 장비가지고 잠수타버리는 보조스텝이나

약속한 시사날짜 번번히 어기다 상업영화 들어간다고 펑크내는 후반스텝이나 돈만받고 이핑계저핑계

나중에 나가떨어지는 사운드스텝 등등 이루 말할수없는 경우를 생각하다보면 당연시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우들에겐 연출자가 무엇보다도 신뢰를 주는것이 필요합니다.

낮선사람들 앞에서 무언가를 연기해야하는 부담감을 연출자가 감싸주어야 합니다.

Profile
sandman
2010.02.11 14:33

이런..

게시글과 댓글을 읽어보니..

완전 개판이군요...

돈 잘 안되고 힘든 작업을 하는 지라 모두 정과 인연에 다둑거리고 했는 데

그것을 이요하려는 몰염치한 사람이 있군요..

 

 

 

심감독
2010.02.13 23:50
이런인간들은 그냥 영화판이고 방송판이고 아예 발을 못들이게 프로필 다 뿌려서 매장시켜버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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