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8일 -mr.총알- 22. 방아쇠는 당겨졌다. (CG, 분장,연출 1차 PT)

mssun
2006년 06월 09일 01시 02분 13초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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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8일 목요일 -시작 타이틀로 총알의 이미지 want you?-

CG팀과 분장팀, 조감독님 연출부 진섭씨와 상현이 지연씨, 캐스팅매니저 나래누나까지.
많은 인원들이 모여 하는 회의는 회의실의 비좁음으로 어색한 화기애애를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의 얼굴이 코앞에 귀옆에 와 닿는다.

CG팀과 연출부와 조감독님은 시나리오상의 CG부분을 분장팀과 상의해가며 좀 더 나은 그림을 찾기 위해 눈과 귀를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이 부분 저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콘티의 글귀가 ‘손을 들고’인지 ‘손을 들며’인지를 꼼꼼히 체크해나갔다.
CG라는 작업의 특성상 콘티에 나오는 손의 방향과 위치 같은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체크되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대부분의 장면정리가 끝나고 대체로 중요한 부분 몇이 남아있다.

총알이 머리에 박히는 부분이 그중하나였다.
총알을 표현하는 카메라가 달리인지 스태디켐인지로 시작해 총알의 각도, 포커스 등이 논의의 대상이었다. 조감독님은 감독님과 상의했던 부분을 상기시키며 감독님의 느낌을 전달했고 CG팀은 소스를 필요로 했다. 연출부는 여기저기에서 준비해온 자료를 꺼내어 원하는 느낌을 전달했고 결론은 돼지창자나 그 외에 머릿속의 느낌을 낼 수 있는 것들로 촬영을 해 소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이미지는 그런 적나라한 느낌이 아님을 조감독님이 역설했고, CG팀에게 세세한 부분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CG팀이 고생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그 과정에서 뉴런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사실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단지 영화적 느낌이라는 부분으로 시각화(70%) +의학적 느낌(30%)으로 합의를 보았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하다.
여타의 영화에서 보다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하나 중요 쟁점은 목과 손목에서 피가 새어나오는 장면이다.
과연 CG로 할지 특분으로 할지 궁금한 부분이었다.
결과는 CG였다.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은 깨끗한 피부에서 새어나오는 장면이었다. 특분으로 갈 경우 목에 호스장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배우의 피부가 어색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지막 가장 길게 이야기 했던 부분은.
각 팀의 장들이 열을 올려 토론한 장면은 천정에 매달리는 귀신장면이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기에 상하반전은 어려운 듯 모두 그림을 그려 뒤집어도 보고 몸을 뒤로 젖혀 흉내를 내보기도 하며 연구를 하더니, 이런저런 의견들을 내놨다.
더미(마네킹 같은 것)를 매달아 촬영을 할 것인지, 배우를 매달 것인지.
전자를 선택했을 때는 배우의 몸은 블루로 가려, 뒤에 합성을 해야 하고
후자를 택했을 때는 천정을 블루로 가려야 한다는 둥의 이야기이다.
결론은 테스트 촬영 이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을 미루었다.
(솔직히 잘 모르는 내용이라 어설프게 대충 정리한다. 죄송합니다.)

재미있던 것은 조감독님과 CG감독님, 분장실장님과의 대화였다.
영화장면 중에 시체안치실(냉장고)을 열어보는 장면이 있다.

조감독 : 더미를 눕히고 천을 덮으면 되겠죠.
분장실장: 더미의 형태가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더미로 하려면 새로 재작을 해야 합니다.
조감독 : 간단한 장면인데 더미를 제작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더미가 안 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마네킹 같은 것을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때 갑자기 CG감독님이 입을 열었다.

CG감독 : 사람이 누우면 되지 않나요?
조감독 : 기분이 찜찜할 것 같은데……. 무섭기도 하구요.
CG감독 : 음. 들어가는 것은 안 무서울 것 같은데,
안 꺼내 줄까봐, 그게 더 무섭겠네요.

-일제히 폭소. 조감독님은 두리번거리며 누구를 집어넣을까를 고민하는 듯.
나는 조용히 시선을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

안치실에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할 듯하다.
과연 누가 들어갈 것인가.

조감독님의 시선을 회피하는 사람들.

나는 CG라는 것은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CG는 현실적이며 논리적이었다. CG감독님 또한 기본에 바탕을 두고 나은 그림을 그릴 뿐이었다. 많은 소스들을 천천히 살펴보는 눈빛이 예리하다. 우리영화(‘mr.총알’)에는 말도 안 되는 장면은 없을 것이다.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갈 영상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너무너무 기대되는 장면은 ‘반지의 제왕’보다, ‘시실리’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될 얼굴변화 CG이다. 조감독님과 CG감독님 분장실장님이 머리를 맞대고 고안해낸.
그 둘의 장점을 모아서 분장과 특분, CG팀이 힘을 합해 나올 업그레이드장면이다.
보통의 얼굴이 무서운 얼굴로 바뀌는 장면.
다들 기대해도 좋을 듯.

참고로 분징실장님은 엽기적이고 재기발랄한 분인 것 같았다.
안치실에 스스로 자원한 것이다.
‘제가 들어갈게요. 전부터 들어가 보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재미있는 농담인 듯 큰소리로 웃었지만
‘진짜 제가 들어갈게요.’ 라는 말에 다들 어색하게 웃음을 거둬들여야 했다.

분장실장님 제게 책임지고 꺼내 드리겠습니다.


부장님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돌아왔다.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니 반갑고 맘이 편해졌다.
역시 난 자리는 티가 많이 난다더니 어제 오늘이 그랬다. 하지만 차부장님은 든 자리도 무지 티가 많이 난다.

‘일 잘하고 있나?’
‘나 없다고 팽팽 논 건 아니겠지.’
‘시키고 간일은 다 해놨나.’
‘빨리 갖고 온나.’


-일단 맘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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