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들
35회차
오늘도….
불갈한 예감이 드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가 으마으마하게 많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죄다 로케이션이고 도로고 오픈세트이다.
사실 어렵지 않은 내용의 씬을 찍는 날이어도 어려가지 돌발되는 주변의 상황과 날씨 낮의 제한되어있는 태양은 우리를 편안히 내버려 주지를 않는다.
탑골공원에서 선애가 할아버지네게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찍을때는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고 저러냐는둥 탑골공원에서 무슨짓이냐는둥 방해꾼들과 카메라를 끊임없이 응시하는 저멀리의 사람들을 통제하기란 여간 쉬운일이 아니고 사실 통제가 제대로 되지를 않는다.
그러나 큰 방해없이 그렇게 구경꾼이 많은데 촬영분량을 마쳤다. 물론 이상하게 마음은 찝찝했지만…
그리고 부랴부랴 낙산공원으로 넘어오니 해가 위협적으로 짧아지고 있었다.
예정시간을 2시간이나 넘어버린 스케쥴에 화날만한 김수로 선배는 그래도 웃으면서 맞이해주었다.
해가 다 넘어갈때까지 촬영을 하고, 나이트 촬영을 하고 다시 강남의 학동역으로 이동을 했다. 어찌나 피곤하던지 버스에서 연신 머리를 흔들어대며 아쉽게 금방 도착을 했다…
학동역에서 촬영을 마치고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이상하게도 일찍 끝난 것 같아 기분이 좋은것 같은 이 쓸쓸함은 뭐지?
su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