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늦가을을 재촉하는 건가...아님 겨울의 시작을 고하는 걸까..
다행이도 내책상은 창가에 그런데로 이쁘게 놓여있어 이런 날이면 다른사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다..
내리는 비의 모습이 참 이쁘기도 하다..
이런날이면 우리 여자들은 아마 하나같이 같은 생각을 할꺼다..
백마탄왕자는 구지 아니더라도 오토바이라도 끌고 가는 그런남자..
주절주절~~
날씨탓에 사람의 심경이 이렇게 흔들리는구나..
1년전 오늘 딱 그날이다..
{사랑은없다}라는 대장정의 길에 첫삽을 뜬 1년전 오늘..
감독님은 시나리오작가가 아닌 소설가 한분을 모시고 영화의 무대가 되는 강원도 평창으로 무작정 길을 떠났고..
한달이 다된 어느날 오늘같은 비를 맞고 돌아오셨다..
해가 지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는데..
거의 만취상태의 김삿갓의 모습으로 우리들앞에 나타나신 것이다..
불현듯 하회탈같은 미소를 슬그머니 지으며 말한다..
"인생 뭐있냐..! ..예술은 또 뭐있냐..!
그렇게 저렇게 살다 이슬처럼 가는거지..!"
눈앞이 어지러워진 우린, 이내, 실망의 공기가 사무실 가득 피어오름을 느꼈다..
" 뭔가 잘 못되었구나.. 시나리오 구상 한다고 바람처럼 떠나더니 술독만 비우고 이슬처럼 왔구나..쯔쯧.."
모자를 뒤집어 쓴 감독님은 느닷없이 노래를 토하기 시작한다..
술취해 노래방만 가면 소리쳐 부르던 그노래.."킬리만자로의 표범"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백두대낮에 술취해 노래 부르는 그모습이란.. 차마 입장권을 예매하지 않고는 볼수 없는 풍경 그자체였다..
한참을 시조를 읖조리듯 그렇게 불렀나보다..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이렇게 힘이 든다는 사실을 우리모두는 생전에 처음 알았던 것 같다..
순간, 노래가 멈추고 감독님의 결코 부드럽지만은 않은 손이 나의 손을 움켜잡았다..
"심봤다..이젠.. 고생 끝..행복시작이 될 것 같구나.."
짤막하게 그렇게 한마디를 내뿜고는 또다시 바람처럼 사라졌다..
남아있던 우리는 누군가가 시킨 것처럼 한참을 그대로 선채 엉엉 웃었다..
제목이 파격적이네요... 사랑은 없다....
이번영화 정말 기대되요!! 화이팅!!
답변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