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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들려보시면 자기에게 꼭 필요한 어떤것을 건질지도 모르죠.

이주연 작가 상영회

소리그림sorigrim
2024년 11월 06일 04시 51분 23초 34

     

*상영 신청 :  https://forms.gle/3cmgZLH1u8YFFMR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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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속삭임 접시>, <등 뒤로 맞대고> 등을 연출한 이주연 작가의 단편선을 상영합니다. 
  
일시: 11월 17일(일) 19시
장소: 소리그림 (@sorigrim.org_)

서울 중구 퇴계로45길 22-6 일호빌딩 4F 503호


.𖥔 ݁

밖에서 보면 멀쩡한데 안은 썩어가는 냉장고, 장기 내부에서 자라나는 종양, 신체를 점진적으로 망가뜨리는 태양 방사선을 어떻게 만지거나 보여줄 수 있을까. 그것을 이해하려 할수록 보기라는 활동은 무력해지고, 우리의 시선은 튕겨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이주연의 작업은 오히려 바라봄이라는 행위의 불완전성을 전면화하며 대상을 향해 던지는 시선의 자기 반영적 이미지를 포착하려 한다. 노동과 산업, 언어와 타인, 어딘가에 살고 있고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은밀한 몸들의 정치학처럼 표면화될 수 없는 것의 성질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내부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비유적으로 순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종종 밤으로 숨어들고, 그 주변부를 배회하고 미끄러지는 시선을 드러낸다. 헤드라이트를 쓴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다. 이들이 서로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 이주연이 다루는 논픽션 필름은 바로 그러한 규칙을 만드는 곳이다. 이것은 시선의 역학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고, 단순한 놀이를 위장한 고도의 코미디이기도 하다. 


.𖥔 ݁ 상영작

두꺼비춤 (Toad Dance)
2022 | Color | 2min

“몇 달 전 길가를 걷고 있다가 웬 두꺼비가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두꺼비한테 다가가 보니 겁을 먹었는지 차도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두꺼비 주위에 발을 질질 끌어서 두꺼비를 움직이게 하려고 했다. 사실은 두꺼비가 내 커다란 발에 겁을 먹고 움직여서 차에 치이지 않도록 한 거나 다름없었다.
내 발길질은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두꺼비에게는 순전히 위협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선의는 위협처럼 느껴지고 어떤 위협은 선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길가를 잘 보고 걷지 않았다면 아마 그대로 두꺼비를 밟아 죽였을 거다. 직접적인 위협보다 나쁜 건 무시와 관심 없음이다.”

등 뒤로 맞대고 (Back to Back)
2020 | Color | 7min

<등 뒤로 맞대고>는 모두가 돌봄을 필요로 하거나 돌봄을 수행하는 이가 된 시대에 대한 퍼포먼스 필름이다. 이 영화는 개인의 삶을 전부 이해할 수 없는 한계를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밤거리를 걷는 누군가가 특수청소업체의 직원과 통화를 이어간다. 한밤중에 일을 하고 있는 특수청소업체의 직원이 이 전화를 받는다. 이 둘은 고장나서 열 수 없는 냉장고에 대해 이야기하며, 밤거리를 ‘업어 점프’하며 지나간다. 창문을 통해 퍼져 나오는 빛을 아무리 쳐다봐도, 우리는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다. 이 둘의 관계는 관객에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예언자 (Fortune Teller)
2022 | Color | 24min

<예언자>는 최근에 일어난 한국의 항공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 사건에 대한 리서치 필름이다. 대한항공 소속 안희복 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는 항공승무원들의 현재 노동 환경과 1920년대의 역사적인 산업 재해 사건인 라듐 걸스를 비교해 조명한다. 예언자는 기술 발전과 노동 복잡성의 피해자가 어쩔 수 없이 항상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피해자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임을, 그리고 이 두 사건의 경우 그 피해자는 여성이었음을 제시한다.


실리 벨리 (Silly Belly Director’s Cut)
2023 | Color | 6min

반 년 동안 생리통으로 고통 받다 찾아간 산부인과 검진에서 난소 낭종을 발견한다. 제거 수술을 받으며 나는 혹에 애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해당 필름은 인체 내부 이미지를 포함합니다: 살점, 뼈, 피, 머리카락 사진이 있습니다.

깜빡이들 (Blinkers)
2022 | Color | 32min

최근 2년 간 지속되었던 전세계적인 깊은 잠에서 깨어난 몇 명의 생존자들이 모여 윙크 살인 게임을 시작한다. 윙크 살인은 몰래 선택된 살인자가 눈을 깜빡여 다른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파티 게임이다. (추파의 신호이기도 한) 윙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가 경험한 친밀함의 치명성을 제시한다. 바이러스는 비밀스럽게 전파되고, 피해자들이 누구에게서 전염되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생존자들은 게임을 즐긴다.


.𖥔 ݁ 작가와의 대화
참여 : 이주연 작가, 김예솔비 평론가
 

.𖥔 ݁ 이주연 Lee Jooyeon
이주연은 사회적 고립, 국경을 넘는 친밀감, 노동 불안정, 기술 발전, 산업 독성학과 몸 정치학 등을 포괄한 광범위한 리서치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분석적이면서도 시적인 논픽션 무빙 이미지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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