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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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짧지만 긴 다섯가지 여운

ty6646
2012년 01월 10일 10시 20분 59초 3313 1

2012. 1. 10. 화. 오전 9시 27분

 

 

 

 

 

짧지만 긴 여운 하나

 

 

 

아침,

문을 열기전의 가게앞에

한 여종업원이 옷매무시를 다듬고 있다.

그 옆을 지나가며 무심결에 돌아보다 마침 종업원용 모자를

양손으로 눌러쓰며 예쁘게 다듬고 있던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약간은 놀란듯한,

그러면서도 수줍어하는 조금 숙인 고개로

그녀의 큰 눈이 아침공기처럼 신선하고 산뜻하게

이슬로 내려 앉는다. 

 

 

 

 

 

 

 

 

 

 

 짧지만 긴 여운 둘

 

 

그녀가 걷다가 내게로 다가온다.

시험문제를 고개박고 풀어가던 날 빤히 쳐다본다.

생각이 멈춰버리고 마음속에 지진이 일어난다.

땀이 나고 손발이 젖어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렇게 날 바라봐주길 기도한다.

그녀의 해맑은 눈동자속에 내 모습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지문처럼 새겨지길 기도한다.


그녀가 내 옆에 앉는다.

블라우스 너머로 뭉클한 가슴 한쪽이 내 팔에 닿는다.

경직된 내 몸은 마치 오래전에 화석이 되어버린 공룡 뼈마디처럼

그렇게 꼼짝 달싹을 못했고,

내 마음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내리꽂는

일년치 천둥이 한꺼번에 몰아쳐 오는 듯 했다.

공기가 전해주는 그녀의 머리결 냄새가

코끝에서 손발끝으로 스며들어가고,

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내 몸안의 모든 세포들을 일으켜 세운다.

난 지금 그녀를 느끼고 있다.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같은 시간에.

 

세상에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짧지만 긴 여운 셋

 

 

이른 아침이라서 아직 출근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가운데

유유하게 흘러가는 구름위에 얹힌것처럼 둥실 떠 가는 듯이 달린다.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기다리고 있는 때......

멀리서 한대의 자전거가 다가오더니 내 앞에서 멈추어 선다.

그녀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린다. 이른아침이지만 등교하는 여고생으로 보인다.

내 기분처럼 산뜻한 교복을 입은 모습이 웬지 어른스러워보이기도 하고,

잔잔하면서도 깊어보이는 잘 길들여진 머리결이 꽤나 예쁘게도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작 그녀가 내 마음을 충동질한 것은

교복도 아니고, 머리결도 아니었다.

내게 보이는 쪽의 페달위로 그녀의 발이 올려졌고,

덕분에 짧았던 교복이 들추어져 그녀의 새하얀 대퇴부의 일부가

적나라하게 내 눈속에 송곳처럼 박히고 말았다.

대퇴부..... 넓적다리, 혹은 허벅지라고도 한다.

음...... 아침부터 가슴이 콩닥콩닥해져 버렸다(-_-)

방금전까지 코팅된 것 같던 산뜻한 기분은

화상을 입은 것 마냥 홀라당 벗겨져 사라져버리고,

어디선가 기어오는 듯한 벌레의 움직임과도 같은 스멀스멀한 기분과

머릿속을 압박하는 중력의 가속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버렸다.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벌렁거리는 심장을 안고 그 자리에 못이 박히듯 서서

멀어져가는 새하얀 대퇴부와 바람결따라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카락만을 쪼았다.

 

 

 

 

  

 

 

 

 

 

짧지만 아주 긴 여운 넷

 

 

모델하우스 입구에 서서

들어오는 손님을 맞던 그녀를 보고서.... 아...
때마침 오후의 저물어가는 석양이

머릿결을 살랑거리며 흩날리던 그녀 얼굴을
비추어 주는데

그 모습이 그대로 굳어버린 듯 하다.

 

아무리 평범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상이라도

계속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잔상을 남겨서는 두고두고 되돌아 보다보면

그 한순간이 어느 때부터인가 전설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 어느날 오후의 햇살에 눈부시던 그녀의 그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미미하게 날리던 모습,

 

그것이 전설처럼 내 마음 밑바닥에서 굳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짧지만 제법 긴 여운 다섯

 

 

한편의 영화에서 받은 폭풍감동과 비슷한 마음을

1분 남짓한 영상에서 받았다면 과장일까.... 과장이다-.-

 

노래 끝난후의 모습이 예쁘다.

울듯 말듯한 모습이어서 더 예쁘다.

다시 보고 또보니 옷도 예쁘고,

오동통한 팔도 예쁘고, 머리카락도 예쁘다.

 

내가 주목한 것은 노래도 아니고, 목소리도 아니다.

노래 끝나고 서 있던 그녀의 표정이다

단지 서 있었을 뿐인데, 15초간의 그녀의 표정이

내 마음을 흡수해 버린다.

 

특히 머리묶은 여자에겐 무진장 약하단말야....^^

 

올림픽 경기끝난직후 김연아의 눈물이후

원더풀한 퍼포먼스중 하나가 될 듯 싶다

진심이던 연기이던 보이는 그것은

짧지만 긴 여운,

스타에게서 받을 수 있는 멋진 선물이 아닐까...

 

 

[fancam] 120109 Osaka Athena Concert 'I Love You' climax (by TANGPA)

http://www.youtube.com/watch?v=0Gp5MkzUmEU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오창
2013.09.08 13:01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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