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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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비개인 아침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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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3일 10시 20분 09초 2709
밤새 두두리던
새벽 빗방울도,

멀리 날아드는,
새들의 지저귐도,

영롱한 투명빛으로
풀잎마다 맺혔다.

먼지낀 창문을 열며,
닫았던 마음에
숨소리를 듣는다.

여리게 피어오르는
녹차향의 해후에,

어느새,
낡은 희망을 고쳐매고,


숲에 서있다.


비개인 아침의 숲,


숨가쁘게 달려왔던
시간과 의미들이,
대지의 품에 안긴다.

상처와 연민의
뒤틀린 상념속에서,
숲은 치유라는,
바람을 내민다.

이별하지 않기위해
변명하던 모든것이

어느새 그져,

신발을 벗고,
나의 맨발 밑,
녹음속에 잠긴다,

유키 구라모토의
"메디테이션" 이
숲을 유영하는 동안,

마음의 바닥에서,
숲의 정상까지,


잊었던,


숨을 내쉰다..


.......
푸른별 지구, 그 설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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