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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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유현목감독님의 생전 인터뷰 중에서

jelsomina jelsomina
2009년 07월 02일 12시 44분 12초 290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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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목감독님의 생전 인터뷰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건, 생계를 위해 영화를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당시의 영화적 환경은 나에게 영화를 준비하고 촬영을 할 충분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영화 작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힘들었던 시대였다. 나는 <오발탄> <잉여인간> <잃어버린 청춘>(57) 같은 어두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매너리즘을 피하고 싶었다. 생계를 위해 싸구려 영화를 찍어야 했을 때, 나는 부끄러웠다. 나는 고집쟁이가 되고 싶었다. 나는 인간과 신에 대해 파고들고 싶었고, 최인훈의 <광장> 같은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제작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잉마르 베리만을 존경했고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처럼 기이하고 색다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건 상업적으로 어필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그런 영화에 누가 돈을 댔겠나. 나는 야심을 접고, 항상 제작자와 관객과 타협해야 했다. 내가 가장 한탄스러운 것은, 결국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과 단념에 빠졌다는 것이다.”
젤소미나 입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sy0625
2009.07.04 03:42
따뜻한 정종 한 컵..
담배 한 개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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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lloo
2009.07.10 11:52
딱 한번,예전의 영진공에서 뵙고 말씀을 들었는데...
줄담배가 인상적 이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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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9.07.12 02:16
<말미잘> 시사회때..
어느 한 컷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질문했죠..
웃긴 상황이었는 데...

좋은 곳으로 가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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