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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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울트라 초강력 기억들

ty6646
2008년 05월 16일 09시 20분 16초 1768 1
에피소드1

기억술중에 이런 것이 있다..... 라고 한다... (어디선가 본 이야기^^)

1. 책상
2. 안경
3. 홍당무
4. 야구배트
....

이런 식으로 번호에 물건명을 하나씩 붙인다. 가령 1번부터 20번까지 있다고 치자.
누군가가 1, 6, 19, 14, 7, 11, 18, 2, 9, 15라고 번호를 외치면
그에 대응하는 물건명을 순서대로 기억해 내야한다.

그럼 1번부터 20번까지의 물건명을 어떻게 기억해낼까?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반복해서 외우면 가능하다.
기억술이 필요한 것은 바로 시간제한때문이다.
1번부터 20번까지, 단 1분안에 정확하게 하나도 틀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겠는가?


사실 기억술이란 것도 알고보면 대단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번호와 물건명에 스토리를 붙이는 것으로 해결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기억술도 바로 그것이다. 다만 핵심은 부정적 스토리란 사실이다.


1에서 20까지의 숫자를 신체부위로 대신하자.
순서대로 할 필요가 있으니 머리꼭대기부터 발끝까지 차례로 내려가는 것으로 하겠다.



1. 머리
2. 눈
3. 코
4. 입
....

즉 머리가 1, 눈이 2, 코가 3, 입이 4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스토리를 붙이면 이렇게 된다.



머리에 책상이 떨어지고,
눈에 안경이 박히고
코에 홍당무를 쑤시고
입을 배트로 쳐 날리고
.....

아프겠지? 상당히 아프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바로 고통의 기억이 다른 어떤 기억보다 오래 간다는 사실에 착안점을 둔 기억술의 하나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고통스럽고 끔찍했던 기억들을 오래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에피소드 2

내 나이 곧 불혹이 된다. 그 사실을 생각하니 점점 줄어드는
내 수명에 가슴이 아파온다. 앞으로 60여년 밖에 못살게 되다니..... T_T
과학이 발달하여 내 수명을 다섯배 쯤으로 늘려주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아무튼 나도 제법 살긴 살았는데 그동안 내가 섭렵한 그 수많은
애로 동영상, 잡지, 사진, 그리고 몸소 실천한 짜릿하고 애로틱한 체험들 중에서
유독 잊혀지지 않고 또렷이 기억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내 생애 최초로 애로사진을 손에 들고 넋놓고 바로보던
중학교 1학년 여름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친구녀석이 재미난거 보여준다며 의자위로 올라가
장롱위에 손을 얹어 이리저리 뒤적이더니 꺼내온 것이 바로
친구녀석의 아버님 물건으로 보이는 그 애로잡지였다.

80년대초, 군사정권시절의 애로잡지란 것은
수영복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선정적이랄 수 있는 그런 시절이었는데
그때 친구녀석 아버님께서 소장하시었던 그 잡지는
노랑머리들이 나와 노랑터래기 아래로 노랑 거시기들의 합체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런 적. 나. 라. 한 것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친구놈을 짤랐어야 했는데,
아무튼 나는 그때 지금당장 구할려고 해도 구하기 어려운
앞서가는 잡지를 보고 말았다. 젠장...... 이런 기억은 없어지지도 않아...





에피소드 3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초강력 울트라 전율적이면서도 머리뒤끝이 뻐근해지는
영화의 한 장면은 이렇다. 영화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외국영화였다.

한 젊은 여인이 예쁘게 화장하고, 하얀 드레스를 예쁘게 입고 파티에 참석한다
어수선한 파티장에서 남자 두명이 그 여인을 납치하여 지갑을 뒤지고
주먹으로 구타당한 여인은 크고 파아란 쓰레기통속에 쳐 넣어진다.
쓰레기통 밖으론 여자의 두 다리가 삐죽이 나와있다.


그리고.....






여인이 완전히 기절하지 않고 발을 허우적거리자
들킬 것을 염려한 남자가 한통의 염산을 쓰레기통속에 부어버렸다.
파티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여기저기서 남녀들이 짝짝이 되어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저녁무렵
쓰레기통속에서는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러나 그 누구하나 관심가지는 사람이 없다.
여자의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발을 심하게 부르르 떨더니 잠시후 완전히 멈추어 버린다



쓰레기통속의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예쁘게 화장한 얼굴은 어떻게 되었을까?
예쁘게 차려입었던 그 하얀 드레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밤 그녀가 자신의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혹시 그녀를 짝사랑하는 한 남자가 두근거리며 쓴 편지는 어떻게 될까?

햐얀 연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지금도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일까?






내가 본 가장 잔인한 영화의 한 장면이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8.06.03 22:50
지금 생각나는 잔인한 기억//

<1895(맞나 모르겠네요?ㅠㅠ- 저도 기억이 가는 가 봅니다.)> 의 사람얼굴에 쥐틀 채우고..
굶주린 생쥐 풀어 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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