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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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옛날에는

JEDI JEDI
2007년 10월 15일 22시 15분 05초 1556 8
옛날에는... (뭐 그리 옛날도 아니지만)
버스에서 담배를 필수 있었다.
극장에서 영화볼때도 담배를 필수 있었다.
비행기에도 흡연석이 있었다.
그때가 좀 그립다.
(아..무지막지한 반감을 가지는 분들도 있겠으나..)

인류가 다시 휴대폰이 없고, 인터넷이 없는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는거겠지.
철수네 집이죠? 안녕하세요, 저 철수친군데요 철수있어요...가 그립다.
맥도널드도 스타박스도 없는 시절로 돌아가기도 힘들겠지
고려당과 파리제과의 단팥빵에 우유한잔이 그립다.

도시 하나쯤 딱 떼어서
그 도시에 들어갈때는 휴대폰 압수, 자가용 압수, pmp등등 당연히 압수하고
인터넷도 안되게 하고.. 티브이도 흑백으로 하고..버스에 안내양있고.. 뭐 그렇게 만들어놓으면 좋지않을까.

아예.. 70년대 도시.. 80년대 도시.. 식으로 만들어도 되고..
그런데서 살고싶으면 잠시 살다올수있게..

아..하지만..
그런 도시가 만들어져서 그곳에 간다고 해도..
버스 정류장에서 날마다 나를 기다려주던 유난히 얼굴이 하얗던 단발머리 그 여학생은 없겠구나.
끝내 말 한마디 섞어보지 못하고 베시시 부끄러운 눈웃음만 날려주던 그 여학생...

그럼 뭐...
아무 소용이 없는것이지.

내가 진짜 그리운건
버스에서 극장에서 비행기에서 담배를 피는게 아니니까...

진짜 그리운것은
내 심장의 두근거림.. 그리고 지금은 잊혀져가는 뭔가 막연하게 뭉클함의 느낌.

그건 어디가면 찾을수 있을까.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xeva
2007.10.15 22:51
시간을 달려서..다시 ....시간여행...
73lang
2007.10.16 08:32
토큰이 사라진 시절을 추억하듯 첫사랑을 추억하는...뭐 그런 심정이 느껴지네요..
인터넷을 끄고 집밖으로 나오면 세상이 달라보이는 ...뭐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몸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마음은 여전히 80년대쯤에 머물러 있는..뭐 그런 기분이 느껴지네요..
uni592
2007.10.16 12:47
어디 이름모를 농촌마을에 가면 그렇지 않을까요?
ngc4622
2007.10.16 18:18
시간이 갈 수록 그리운것만 많아지네요
Profile
sadsong
2007.10.21 01:15
* 어떤 여자애가 '오빠에게'라는 제목으로 건네주던 테이프의 목록같기도 하고... - 2007/08/31
* 버스 정류장에서 날마다 나를 기다려주던 유난히 얼굴이 하얗던 단발머리 그 여학생 - 2007/10/15

의도된 '은근슬쩍 염장 연속기획' 같은데요.
무수히 이어질(것으로 믿는) 후속편 속의 그 여자애, 그 여학생, 그 아가씨, 그 부인들
'이를 갈며' 기대해 봅니다.
sbmjkjk
2007.10.22 13:50
좋은이야기
baekche
2007.10.27 15:38
사실은 지금도 그때 만큼이나 소중한데...
그렇게 보면 현실이란 녀석은 외롭지 않나 잠시 생각했습니다.
항상 현실이란 녀석은 우리곁에 있는데 우리는 매일 과거라는 녀석만 생각하니 외롭기도 하겠죠 ^^
그래서 아주 가끔은 현실이란 녀석에게도 말한마디 해줄까 합니다.
" 형이 너 사랑한거 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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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7.11.11 15:14
sadsong 님의 수사대 발동~~

요즘 운동 같은 것 하나 하는 데...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그 쪽 사람들... 스포츠 동호회 만나러 가는 날...
우훗...
제다리님이 말씀하신..
오랫 동안 잊었던 그 두근거림이 있었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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