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369 개

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모두 닥치세요.

sadsong sadsong
2007년 08월 15일 02시 19분 29초 2734 14
당신들이 잘났다고 나불대기엔
당신들이 힘들다고 징징대기엔
안타깝게 죽어간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물에 빠진 아들 구하려고 뛰어든 어머니도 죽고.
시부모 모시고 놀이기구 타던 며느리와 손녀들도 죽고.
전철역에서 정말 아무런 의심없이 서있던 두 사람도 죽고.
화장품 용기 만들어 푼돈이라도 벌어보려던 아주머니들도 죽고.
추억 생생한 마흔 몇 살 배우 김주승씨도 죽고.

좀 더 건너가면,
소방훈련 받던 중랑구 어머니들도 죽고.
침몰한 골든로즈호 선원들도 죽고.
에베레스트 오르던 박영석대장팀 오희준 이현조 대원도 죽고.
짜랑짜랑하던 송인득 아나운서도 죽고.
체험학습 다녀오던 중학생들도 버스 추락으로 죽고.
신도림 주상복합건물 화재, 부인 살려낸 남편도 죽고.
체중 감량하고 티비 출연했던 여고생도 죽고.


그러니까

제발씨발

모두

닥치세요.


sadsong/4444/ㅈㅎㄷㅈ
======================
.
======================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EDI
2007.08.15 16:22
네...;;;;;
Profile
jelsomina
2007.08.15 17:48
네. 술이나 먹을까 ?
Profile
sandman
2007.08.15 22:52
어디다 대고 하여간이냐? (이 주일 버전...^^;)
아~~ 갑자기 더위가 싹 가시네요...
근조...
marlowe71
2007.08.16 11:21
모놀로그에 보니 뭔가 오해로 인한 불쾌감을 호소하는 분이 계신 것 같네요.
sadsong님이 조금만 부가설명을 해주시면 화가 풀리시려나.
Profile
sadsong
글쓴이
2007.08.16 21:54
어쨌거나 저로 인해 모놀로그가 살짝 어지럽혀진 점도 좀 부담스럽고
지난 7월16일 함께 뻔데기를 나누어먹었던 따끈한 추억 간직한
marlowe71님의 권고도 있고 하니 굳이 한마디 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날오이, 감자전, 고추장닭똥집을 먹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어떤 감정 솟아올라 '모두 닥치세요'라는 제목을 쓴 뒤
최근 마음에 담아두었던 가슴아픈 죽음들을 줄줄 떠올리고 나서
글올리기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필름메이커스의 각 게시판에 올려져있는 그 어떤 게시물이나
아프가니스탄의 피랍자 또는 그 가족들을
(심지어 지난 세월 짝사랑해왔던 여인들이나 낮에 보았던 빗줄기 속의 육감여인들도)
떠올려본 적이 없었음을 정확히 말씀드립니다.

고로, 그러한 추측들로 잠시나마 부정적인 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던 여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괜한 오해들을 하신 것이라고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자, 정말 아무것도 아니죠?


사실,
얼큰수제비홍합탕, 미역국, 부드러운두부도 먹고 한 밤에 집에 왔을 때,
밝게 웃는 얼굴로 저를 맞이해준 김주승씨의 뜻밖의 모습이
제 마음을 급격히 헤집어놓기는 했습니다.
네,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없이 바닥으로 꺼져들어가는 마음 핑계삼아
거친 표현 이용해 지랄을 좀 했습니다.

좀 억지스럽게 순화하자면,
"모두들, 하던 일 하던 생각 잠시 멈추고 안타깝게 떠나간 이들 한번만 떠올려보시죠."
이런 아주 단순한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충분히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닥치세요'라는 표현을 '모두에게'라는 이름으로 올린 것에 대해서는
좀 부주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썅'을 막판에 삭제한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모듬해산물, 낙지떡볶이까지 먹고 휙 휘갈긴
'불특정다수'를 향한 표현에 대해
'특정소수'분들이 발끈하여 반감을 표출한 것인데요,
어이하여 자의적으로 해석, 그 대상이 본인일 것이라 굳게 믿고
그렇게 뜨겁게 흥분하신 것인지요.
이제 설명드렸으니 부디 흥분 해제 하시기 바랍니다.


* 모놀로그에 등장한 열 더하기 여덟에 해당하는 숫자를 보고나서 잠시 흥미로웠으나,
다시보니 저도 본문중에 그와 동일한 낱말을 썼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개인적으로)일상에서도 거의 쓰지 않는 그런 낱말을 굳이 택한 것은...
단순히 운율을 좀 맞춰서 그럴듯하게 포장해보고자 했던 잔머리였음을 고백합니다.
Profile
sandman
2007.08.16 22:37
아무 잘 못도 없는 데 주위 환경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린 영화가 생각나네요...
그 때 주인공의 대사가..

"내가 뭘 잘 못했는 데..
그냥 꽃을 받으면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아 꽃을 선물 한 것이고...
***가 좋아하는 모습이 좋아 그가 좋아 하는 행동을 했을 뿐인 데...
왜 내가 스토커가 되고 정신이상자가 되지?
도대체 내가 뭘 잘 못 했는 데?"


으윽..
쓰다보니.. 준비하다 엎어진 주인공의 대사군요.. 클클
.
.

리플 글보고 모놀로그 가 보니까 ...
와.. 엄청 납니다...

여기 오늘 자유게시판 보니까
무슨 말만 잘 못 꺼내면 공격 당해서 말 꺼내기가 겁난다고
이야기한 어떤 글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언제 필커가 이렇게 되었나...

도둑이 제 발 저린가요?

각 게시판 특성, 구분이 모호해진 필커의 요즘...
여기는 에세이 코너 입니다.
(으윽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있던 에세이 란에 대한 설명이 사라졌네요...)

예전 설명이.. 생활의 잔잔한 이야기.. 가슴에 품었던 이야기를
그냥 오손도손 얘기하는 ..
뭐 그렇게 생각하는 데...

만약 이 글을 주제 게시판에 썼다거나
자유 게시판에 썼다면 문제가 달라 지겠지요...

과민 반응 하지마시고...

뭐 사람이 감정이 어떤 날은
그럴 듯하게 포장해 보고자 잔머리도 굴립니다.
그런 코너가 여기 에세이 아닙니까?

그만큼 영화 제작 환경이 어려운것 같으네요..
모두들 신경이 곤두 서 있는 것 같으니까요...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 지..

혹은 여러 상황들이 미묘한 가운 데..
이 글의 제목이 심기를 건드렸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간만에 SADSONG 님의 특유의 글을 봐서 좋기만 하던데...

속 상하신 분 있으시다면..
하하 하고 웃어 넘기시죠~~

그까이거 뭐... 별거 있습니까? 인생?

여기 에세이 코너에는 술먹고 욱 해서 썼다가
망신(?) 당한 글 들의 추억이 한 둘이 아닙니다 ㅋㅋㅋ
Profile
bohemes
2007.08.17 01:59
허허... 필커가 네이놈도 아니고 말이죠...... 우째 이렇게까지 변했을까요...
뭔 신문기사 기자가 잘못 올려서 해명하는 사건도 아닌데 말입니다..
여기도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모든것을 다 제외하고..
아주 논리정연한 실제의 간단명료글만 올려야 하는가 봅니다.........(나 뭐라고 쓴건지..--;;)

나 어릴적에..학교에서 국어시간인가 문학시간에
글을 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배운적이 있는데..........
요즘은 그런거 수업 시간에 안하는가 봅니다...

아니면... 오래된 필커인이 아닌... 새로 들어오신분들 이시던지.......

시간이 정말로 너무 많이 흘러가버린것 같아요.........
Profile
kinoson
2007.08.17 10:42
오래된 필커인....

괜히 아주 오래된 사람이 된거 같네요....
Profile
efxjames
2007.08.18 05:19
말복이 지나서 다행이당... 휴;;;
Profile
xeva
2007.08.19 19:00
답답함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로움이 부럽다고 ...궁시렁 궁시렁...^^ㅋ
Profile
sandman
2007.08.19 23:18
xeva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Profile
xeva
2007.08.21 03:28
ㅋㅋ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을이 되고 겨울이되기전에 바람소리에...당나귀 귀~하고 울리겠죠..ㅋㅋ
silbob
2007.08.22 09:54
그날 그 감정. 소주를 마시고 울어야했던 날 밤. 힘들다고 징징대서 미안해요. 그 이후로도 여전히 힘들지만, 걱정해주고 때려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야. 그리고 또하나, 몸혹사프로젝트.. 잘 돌아가고 있어요.
uni592
2007.08.22 19:00
새드송. 나도 미안해요. 묻어가자~
이전
53 / 69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