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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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꿈속의 할리 박.

sadsong sadsong
2007년 08월 07일 15시 49분 27초 1785 5
<하나>
큰 축제가 열린 어느 바닷가 마을.
일반인들 포함, 각양각색으로 꾸민 수많은 사람들이 큰길 가득 메우고 행진을 하는데...
(저 멀리 브라질 땅의 축제 뭐 그런 식으로)

어디선가 들려오는 우렁찬 엔진소리 따라 고개를 돌렸더니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할리 데이비슨(류의 거대 모터싸이클) 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굉장히 두툼하고 길쭉한 놈.

저 대물을 이끄는 이가 누구일까 자연스럽게 시선을 위로 향했더니...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
이 무슨 변괴인가.
장담컨데 내 삶에(아마도 모두의 삶에) 단 한번도 그러한 상상 비슷한 냄새도 풍겨본 적 없던.

장발의 머리엔 두건.
두건 한쪽으론 '의도적으로' 늘어뜨린 긴 머리카락 한뭉치 삐져나와 있고.
기본적으로 삐딱하게 앉은데다가
변속기에 가 있어야 할 왼쪽 발은 아예 모터싸이클 몸체에 올려놓았다.
큰 모터싸이클 즐겨타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최*수씨도 꼬리내릴
그런 거만하거나 자신감 넘치거나 카리스마 폭발하는 모습으로
운전을 해서 나아간다. 구름 위에 떠가듯 잔잔하게...

사람들 틈에서 행렬을 구경하던 나와 언제부턴가 눈이 마주쳤는데
멀어지면서까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던
불만 가득한 그 날카로운 눈빛이
지금도 내 가슴에.

(박대표를 그렇게 떠나보낸 뒤 다시 다가오는 또 한 대의 거대 모터싸이클...!
이번엔 과연 누구인가... 이번에도 역시 모두가 알만한 인물이었는데... 또 한 번 놀랐었는데...
기억이... 기억이....)


<둘-하나>
역시, 같은 바다 축제중 어떤 이벤트의 일환으로,
우리형은 바다와 폭포가 결합된 신비한 형태의 어떤 물속으로,
그곳을 건너겠다고(또는 말도 안되는 깊은 곳까지 잠수하겠다고) 뛰어들었다가
물살에 휩쓸려 죽을 고생을 하다 겨우겨우 건져졌는데...

박대표 생각 하던 지금 -꿈속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형 생각까지 떠올랐고,
마침 빗줄기도 굵게 요동을 치고 있어
오늘 물조심(곧 비조심) 하라고 연락을 했더니.

오늘이 형의 휴가인줄 내가 몰랐던 것은 그렇다 치고...
딸에게 바다를 보여주기로 약속했다며
'지금 막' 인천바다 향해 떠나려는 참이란다.
뭐, 꿈은 꿈이고 약속은 약속이지.

<둘-둘>
이런 식으로 신기하게 들어맞는 꿈을 꾸고 기분 삼삼하여
4,000원어치의 로또를 샀던것이
지금까지 적어도 7번은 넘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2007년 팔월 칠일 15시 51분.


sadsong/4444/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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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라난 마음 베어내고
없던 날들을 다시 없던 날들로 되돌려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랑없이

<사랑없이 -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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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7.08.08 00:50
하하...
자기전 들러 본 필커에 반가운 글 하나 있네요...

로또 당첨 확률 두배로 올리는 법..
.
.
.
.
.
.
두 장을 산다...
Profile
kinoson
2007.08.08 18:02
('') 오 대단한데요...

지금까지 그걸 몰랐다니...젠장
Profile
image220
2007.08.08 22:00
형, 이거 예전에 내가 꿨던 쯔나미 꿈이랑 연결되는데...
물가에 몰려있는 사람들, 거기 좀 있으면 쯔나미가 온다구.
형님이 형님의 형님이 물속으로 뛰어든 거를 갖다가 냅두고 안건졌으면 그게 대박인데.
신비한 그 물바탕이말요 사실 돈바다그덩! 빠져도 절대 안죽는다고!
잘 생각해봐봐요. 물색깔이 배추빛이었지? 그치?

참조 : http://www.filmmakers.co.kr/index.php?doc=bbs/gnuboard.php&bo_table=essay&sselect=wr_name&stext=image220&soperator=0&page=1&wr_id=4157&ca_id=
vincent
2007.08.08 22:17
새드송에게 그 분이 오셨군요. 잘 생각해보십시오. 거대 모터싸이클의 그 분을. 그 분이 바로 차기 대통령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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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song
글쓴이
2007.08.09 02:11
- 그런 당첨 확률 높이기 비책을 알고 계셨으면서도 진작에 귀띔해주지 않으신 것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 그래 배추빛... 바다비린내는 돈비린내였던것 같기도 하고...
꿈에서 또 형을 만나게 되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정성껏 꼬드겨볼게.
(결과적으로 물조심은 내가 해야 했던 거였어, 썅알코홀물.)
- 그 분이 당선되신다면, 지금 이 글을 좀 더 치장하여 인쇄, 청와대 방문, 장관자리 하나 구걸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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