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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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복면달호를 보고서

ty6646
2007년 06월 27일 13시 16분 32초 2403 2
얼마전에 복면달호를 비디오로 보았다.
영화상영을 하지 않는 곳이라 영화관에서 볼 수는 없었다.

뽕짝부르면 쪽팔릴 것 같다라고 했던 달호
이런 한국영화보면서 좋다라고 생각하면 수준 낮아보일 것 같이 느껴지는 나...

어쨌건 저쨌건
이경규의 오랜 시간의 재기의 몸부림은 보상을 받은 듯 싶다.
역시 만화든, 영화든, 음악이든,
오랜 시간 공들이고, 또 어떻게든 일어서보겠다라고 몸부림치며 공들이고하면
[좋은] 뭔가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
그런데 왜 나는 공짜같은 로또에 매달리고
쉽게만 느껴지는 갬블에 끌려만 다닐까

내가 지난 십년 동안 하루에 한줄의 시나리오만 써 왔더라도
괴물의 기록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쁘지 않은] 뭔가를 세상에 내보내지는 않았을까하고 후회해본다

이경규가 보여준 것은 한편의 영화의 작은 성공을 넘어서
그 누구라도 오랜 시간 공들이면
절대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 어떤 힘이 되어 돌아온다라는 것, 나는 그것을 보았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curve1000
2007.07.06 00:46
저도 이경규님께서 영화 제작을 하셔서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엔 연출은 하지 않고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영화의 맨 마지막 라스트 씬을 장식하셨기도 하셨죠 ^^
음...제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점은 70점짜리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튀는 편집과 음향도 무지 안좋았습니다. 부실한 내용도 문제지만 눈에 거슬리는 화면 전환과 어설픈 사운드의 뚝 뚝 끊기는
장면을 보자니 무척 짜증이 나더라구요.
하지만 이런 에로 사항에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봐주셨죠.
아마 이경규님에게 응원을 하려는 많은 영화관객들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고 참으로 흐뭇해했습니다.
다음번에는 본인이 직접 연출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ty6646
글쓴이
2007.07.06 07:30
영화계의 정통성에서 본다면
이경규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영화계밖의 사람이죠
그저 사람들 웃기는 '웃기는 사람' 일 뿐이죠.
전 그런 사람이 영화에 뛰어든 것 자체가 무척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
보여주고 싶은 뭔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또는 영화자체에 가진 심각한 짝사랑때문에 앓고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누가 말리거나 비난하더라도 영화를 해야겠죠.
누가봐도 부족하고 모자라고 부질없어 보이겠지만
본인인들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다만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하고싶은 것을 할 뿐이겠죠

전 curve 1000님께서 주신 70점에 10점을 더 주고 싶습니다.
제가 더 얹어주는 그 10점은
9회말 3-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3-2까지 끌고가버리는 저 무서운 열정과 짝사랑에 쳐드리는 점수입니다.

비록 복면달호가 만루포를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 내용상의 부실한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경규의 15년 고시공부끝에 내놓은 답안지는 다음을 기대하게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이경규에게서 발견한 그 다음의 가능성에 20점을 더 얹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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