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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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로손에서 2

ty6646
2006년 08월 14일 05시 17분 58초 1318 1
로손의 카운터옆에 있는 투명한 진열대안에는 닭튀김이 들어있다. 한쪽엔 오뎅과 호빵, 다른 한쪽엔 핫도그와 소세지가 들어있다.



진열대 안에 들어있는 음식은 늘 따뜻한 상태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때로는 너무 오랫동안 진열대안에 놓아둔 관계로 딱딱해지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 아침에 역앞에서 규동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닭튀김을 샀는데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주었더니 금방 입에서 뱉어내고 만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나보고 한번 먹어보래서 입안에 넣었다. 씹을때마다 입천장이 다 헐어버릴 정도로 딱딱했다.



음식엔 상미기간과 소비기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들어 겉봉에 약간의 구멍만 나더라도 그것을 손님에게 팔아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람의 몸안에 들어가는 것인데 그 약간의 구멍을 통해서 어떤 물질이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너라면 이것을 돈주고 사먹겠느냐와 이런 것을 공짜라고 입에 넣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먼저 해야한다.



딱딱해져서 먹기 힘들어진 닭튀김의 경우가 그렇다. 거지가 아닌 이상 이런 것을 돈주고가 아니라 공짜로라도 먹을 사람은 없다. 그런데 더욱 얍샵한 것은 그러한 판매행위에 ‘고의’ 가 개입되었다라는 점이다.



진열대 안에는 닭튀김이 들어있는 봉지가 세개가 있다. 그런데 그 세개의 닭튀김은 데워진 시각이 서로 다르다. 즉 하나가 팔리면 다음 봉지하나를 새로 넣는 것이다. 당연히 진열대안엔 오랫동안 넣어두어서 딱딱해진 것과 넣어둔지 얼마되지 않아서 부드러운 것이 동시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손님이 주문하면 종업원은 먹기좋은 부드러운 것을 꺼내주는 것이 아니라 오래되어서 딱딱해져 있는 것을 꺼내서 손님에게 건네주는 것이다.



종업원이 몰라서 실수로 건네 준 것이 우연챦게 딱딱한 것이었던 것이 아니라 먹기 힘든 음식임을 알면서도 ‘고의’ 를 가지고 그런 것을 건네 준 것이다.



그날 입안에 들어갔던 튀김을 꺼내서 남은 것과 함께 버렸다.





어제 세븐일레븐에서 샀던 핫도그를 한입 베어물다가 그 딱딱한 표면에 오래전 닭튀김의 일이 떠올랐다. 같은 종업원의 손에서 서로 다른 일이 벌어진 것이다. 내가 사들고 나가려던 오니기릴 나꿔채더니



『죄송합니다. 이건 한시간 전에 소비기간이 지난 것입니다. 새것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했던 종업원이 이번엔 거북이 등껍질 만큼이나 딱딱해진 핫도그를 태연히 넘겨준 것이다. 한두번의 신용은 개나소나 누구나 가능한데, 그것을 오랫동안 유지한다라는 것은 거북이 수명만큼이나 지나봐야 알 수 있는 것일까.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6.08.14 22:57
10원짜리 인생을 위한 생활정보 4

매일같이 갓 구운 빵만을 엄선해서 판다는 뚜**르 같은 곳은

빵집이 문을 닫기 직전에 빵하나 사면

남아 있는 빵들을 거저 주도만요

빵 한개 사먹을 돈으로 여러개를 구입해 먹는 쎈쓰!..

우겔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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