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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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썸머타임.

arumdaun
2005년 07월 08일 13시 17분 33초 1305 11
여름, 납량특집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전설의 고향 구미호.
피를 빨아먹어야 사는 루마니아의 흡혈귀 드라큐라백작. 기타 등등.

시대가 바뀌니, 공포에 대한 접근도 바뀌고, 귀신의 이미지도 바뀐다.
변소 안에 있다는 귀신은 이제 원시시대 이야기가 되었다.

공포영화도 변한다. 귀신이 아닌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들.
실제 있지도 않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지만.

하여, 이제 웬만한 이야기로는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하기는 싶지 않아 보인다.

역으로 웃기는 흡혈귀들이 나오는 드라마도 있는걸 보면,
21세기는 흡혈귀나 귀신들도 변해야 산다.
마늘에 상추쌈에 소주도 마셔야되고, 주구장창 변하지 않는 풀어헤친 긴 머리 헤어스타일도 손을 봐야하는.

귀신의 입장에서 보면,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이라고 소리지를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귀신이 살아남으려면 신기하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수밖에.

나는 묻는다. 귀신. 너는 아느뇨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똑바로 하란 말이야 똑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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