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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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매번 떠나며

hal9000 hal9000
2005년 07월 07일 11시 29분 22초 1150 12
잠자는 일곱시간 동안 꿈에서는 20년을 보냈다.
상황이 급하여 결심한 바가 있었다.
떠나는 날은 그간의 정이 가슴에 사무친다.
너를 이곳에 잠시 두마.
상투를 잘라 마음과 함께 동봉한다.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매번 떠나며 그들에게 약속한다. “꼭 다시 돌아와서 지켜주겠다” 고.
그러나 나는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고 매번 혼자서 꿈을 빠져나왔다.
꿈속에 남겨둔 戀人들.
이후 돌아가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했다.
잠에서 깨어나면 뿌옇게 멀어져가는 그들을 만난다.
비가 자주 온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느 길로 가면 또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내 못된 약속들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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