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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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정말 영화를 좋아하기나 하니?

junsway
2005년 07월 03일 12시 23분 16초 1247 9
누가 그런 말을 하더라. 영화로 돈을 벌어 밥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구역질이 난다구.....

주변에 몇년째 돈 한푼 못번 영화인들도 꽤 있고, 가끔 연락할 때마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아가는 것일

까 궁금하기도 하다.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은 직업으로 두지 말라는 옛 선배들의 조언이 귓가를 맴도는데......

생각해보면 어느 분야나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자기 변명이 아닐까 생각이 들때가 많다.

일테면 친구나 지인의 시나리오를 많이 받아서 보는데 다들 그런 말을 한다. '이건 좀 장사가 될 듯 싶은데...'

그렇다면 영화가 결국 다른 분야의 비지니스나 세일즈와 뭐가 다른지.....

시나리오는 난해하고 어렵게 써넣고.... 좋아하는 감독은 강우석이고.... 쉽게 세상과 영합하지 않겠다는 말은

무엇인지.....

영화에 있어서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 주제나 테마가 무슨 소용이냐고 신경질내는 주변의 사람들.....

주제를 정하지 못해 후반부를 개떡같이 써놓고 "요샌 슬럼프야."라고 말하는 인간들.

가끔 난 영화를 직업으로 삼았다는 사실에 굉장히 감동한다.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인들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난다.

도대체 당신들은 영화를 좋아하기나 하니?

좋아한다면 그냥 집에서 영화나 봐.... 직업으로 삼지 말고.....

그런 말이 치밀어 오르는 시절이다.

영화계가 또 어려워진다고들 난리다. 자본이 흩어지고 제작편수가 줄고.....

모르겠다. 그래도 항상 일하는 놈들은 정신없이 일하고 돈받고 술먹고 생활만 잘하더라.

비지니스나 인맥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영화에 대한 자기의 솔직함이 먼저 아닐까?

그런 생각에 잠못 이루는 날들이 점점 많아진다.





마틴 트레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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