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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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그들과의 저녁식사

truerain truerain
2005년 01월 09일 23시 28분 05초 1581 5 4
#1> 전에 같이 작업했던 영화인들과의 망년회였습니다. 별다른 의견없이 그냥 고깃집으로 정해졌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삼겹살을 먹게 되었습니다. 전 돼지고기를 먹으면(거기에 소주를 곁들이면
아주 괴롭습니다) 몇 시간 후 혹은 다음날부터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날도 그렇게 고기를 몇 점 먹었는데(근데 그 집 삼겹살 진짜 별루였습니다) 문득 동석한 어떤 분이
(영화관련 종사자, 그러나 스탭은 아님) 조심스럽게 "저기 소고기 시키면 안될까요?" 라고 혼잣말
비스무리하게 중얼거렸습니다

순간 3-5초 사이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 침묵이 전해준 느낌은 참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를 먹긴 먹었는데 역시 맛 없었습니다

#2> 2월에 졸업하는 여자 후배와 그의 남친(자리잡은 사회인)과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여자 후배가 잠깐
화장실로 간 사이 짧게 후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뒷담화 아님!!

그 후배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좀 불안한(할) 것 같다는 말이 나왔고 앞으로 영화를
계속 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영화쪽 사람들 안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친이 했습니다
전 그러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를 표했습니다.. 진심으로..

#3> 오늘 일요일에 고교시절 친구들을(직장생활 5년 차인 친구와 7급 국가직공무원 준비중인 친구) 불러서
인사동에 데려갔습니다. 어제 다른 사람들과 먹었던 콩나물 국밥이 맛 있어서 정말 간만에 내가 한번
쏠께~하고 그 콩나물 국밥집 앞으로까지는 데려갔는데...

친구들이 머뭇거리더군요..
직장인 친구는 영화하는 사람들은 이런 데(?) 좋아하지.. 라고 말했고..
다른 친구는 야~ 인사동에 맛있는 집 많지않냐... 라고 말했습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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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es
2005.01.10 00:43
쩝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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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rljam75
2005.01.10 01:12
으하하하하하하하하........영화인들중에 힌두교인들과 채식주의자들이 많잖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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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220
2005.01.10 03:33
1.
맛있는 삼겹살 집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2900원짜리 앞다리살 아닙니다.
우리도 소고기 얼마든지 먹을 수 있습니다. 맘 먹으면.
맘 먹으면 왕십리 대도식당을 전세 내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예. 그 소고기 시키신 분 같은 분들을 우리는 가끔 만납니다.

2.
여자 후배분께, 남친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말씀해주십시오.

3.
인사동 그 콩나물국밥집 맛있습니다.
근데 보통 콩나물국밥을 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연출부끼리도 콩나물국밥은 안쏩니다.
다음부턴 삼겹살을 쏘십시오.

영화인들처럼 입맛 까다롭고 맛집에 빠삭한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hose0403
2005.01.12 05:27
그래도 머뭇 머뭇......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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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lux21
2005.01.13 11:20
★ 왕십리 대도시장.... 유명하져.... 어려서 가게 옆에서 놀다가 주인장한테 혼나기도 많이 혼났는데....
★ 신촌 현대백화점 골목으로 들어가면 한국○란 고깃집이 있다... 거기서 친구들이랑 송년회한답시고 큰맘먹고 소갈비 시켜먹고 정말 후회 많이 했다... 보통은 갈비가 아니더라도 갈비처럼 위장(?)해서 나오는데, 이건 나올때부터 뼈다귀랑 고기랑 따로따로 나오는 식이다... 고기맛도 푸석푸석한게 오래 삭은 타이어 씹는 맛이었다... 정말 상을 엎어버리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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