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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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국가기념일 노래들

vincent
2004년 10월 03일 10시 49분 30초 2761 5 5
조금 전에 무심코 tv를 켰더니
개천절기념식이 끝나는지
너무도 장엄한 합창곡 "개천절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어릴 때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음악책에 있던 국가기념일 노래들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시험을 봤죠.
외워서 쓰기 시험, 외워서 부르기 시험.
나중엔 삼일절이 광복절과 개천절이 제헌절과 겹쳐지고...
휘날리는 태극기와 무궁화 삼천리만 오롯이 기억에 남아 있고.

그 노래들 기억나십니까.
저는 기억 안납니다. -_-;;;
찾아서 옮겨보는데, 솔직히 저는 좀 웃깁니다.

의미도 모르고 죽어라 외우던 그 시간도 웃기고
의미모를 단어들에 의문을 품을 새도 없이 연필로 10번씩 써오라는 선생님들도 웃기고
지금 와서는 애국가 3절과 4절도 헷갈려하는 저도 웃기고.

4대 국가기념일이라는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노래를 옮겨 봅니다.
가사를 음미해보세요. -_-;;;


삼일절 노래

작사 정인보 / 작곡 박태현

기미년 삼월일일정오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제헌절 노래

작사 정인보 / 작곡 박태준

비구름 바람 거느리고 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 삼백 예순 남은일이 하늘뜻 그대로였다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길에 새걸음으로 발맞추리라
이날은 대한민국 억만년의 터다
대한민국 억만년의 터


광복절노래

작사 정인보 / 작곡 윤용하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벗 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개천절노래

작사 정인보 / 작곡 김성태

1.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2.백두산 높은 터에 부자요 부부
성인의 자취 따라 하늘이 텄다
이날이 시월 상달의 초사흘이니
이날이 시월 상달의 초사흘이니

3.오래다 멀다 해도 줄기는 하나
다시리 목단 앞에 삼천필 곱다
잘 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잘 받아 빛내오리다 맹세하노니



(국가기념일 노래 가사는 모두 위당 정인보 선생의 작품이었군요.
광복절노래 중 "흙 다시 만져보자"라는 도입부 가사와
개천절노래 3절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_-;; )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4.10.03 22:15
국기에 대한 맹세 못 외웠다고

조까지라콤보 발칸같이 생긴 뇨선생헌티

뚜들겨 맞은 생각하면

시방도 뇌압이 상승헙니다요

20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넌거 보면

깊은 상처는 오래가는 법인가 봅미다요
Profile
pearljam75
2004.10.03 22:46
흠흠.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요
제가 E대부속중학교와 H대부속여자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교가 가사를 모두 박목월 시인께서 쓰셨습죠.
고등학교에 가서보니 중학교때랑 후렴가사가 거의 똑같더군요.
창작의욕이 모자르셨나봅니다.

배움의 보금자리. 길이 길이 빛나리~ 그분이 자주 쓰는 가사어휘랍니다.
vincent
글쓴이
2004.10.03 23:20
초등학교 다닐 때
교문 앞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들어가던 시절-
우리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다가 이런 맹세를 했습니다.
"나는 자랑스러...ㅂ다"

교가가사들은 거의 비슷하죠?
중간에 꼭 강이름(서울은 '한강')이나 산이름이 들어가는데
주변에 있는 산이름으로 슬쩍 바꿔만주면 되는 거 같아요.

저도 삼천포.
(교가 하니까 생각나는군요)
제가 졸업한 S여중 교가의 도입부는 이러합니다.

"별 별 별 하나 별 둘 너도 별 나도 별
언니도 별 나도 별 모두다 **산 줄기탄 &&의 별 아아 &&의 딸"
후렴구를 부른 후 다시 이 부분을 반복해서 끝을 내니... 별이 모두 18번 들어가는 신기한 교가.

"별이 빛나는 밤에"에 소개되기도 했었다죠. -_-;;;
Profile
pearljam75
2004.10.03 23:39
이효리와 박시은, 또 뽀미언니 출신 김현경인가? 그 사람이랑 이모모라는 수퍼모델이 졸업한
그 유명한 S문여고 아니십니까?
브레인 서바이버 보다가 그 교가 저도 외워버렸습죠. 별, 별, 별, 하나, 별... ♬

빈센트님과의 짜릿한 실시간 리플놀이!
vincent
글쓴이
2004.10.04 08:51
아.. 그랬군요. 그 프로그램에서도 '별타령'이 울려퍼졌군요.
다행스럽게도 저는 중학교 3년 동안만 그 '자뻑' 교가를 불렀답니다.
아름다운 그녀들과는 상관 없어요. -_-;;;
다만...
그 앞 조그만 햄버거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름다운 청년' 정우성 때문에
(청년인줄 알았으나 사실은 중학생 소년이었던 -_-;;;)
그 '별타령'을 3년 더 부르게 돼도 괜찮지 않았을까..하는 후회를
해본 적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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