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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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고뇌하는 똘똘이;;;;;;;

73lang
2004년 06월 28일 22시 12분 14초 1646 1 49
makelovenotwar.jpg

냥냥이 에로.gif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기엔, 우리는 너무 세상적입니다.

우린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원망이 향하는 곳이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까지도.



결국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를 분노의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였슴다.

너무나 혼란스러웠습니다.



유일신 뭐시긴가 하는 그 꼴통 개씨바리 무장단체들..

고 김선일씨의 피랍 소식이 알려지기 14시간 전에 실렸던 모교회 게시판 글에서 드러났듯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A교회도

외교등신부를 비롯한 정부도..

고인을 우스갯거리로 만들면스롱 히히덕 거렸던 그 철없던 핏떵어리덜이나 미국방송도...

국립묘지 안장이니 50억이니 하는 그 못사는 달동네 범일동 유가족들도..

기자들도...언론도...

이 모든 것들을 이용한 정치논쟁도...

구캐의원들도..

알 자르카윈지 하는 넘도

싸가지를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댕기넌것 같은 요도구멍에 걸린 쎄멘바리 같은 부시 쉑끼도

인터넷 게시판의 찌질이들도..



모두가 다 분노의 대상이였습니다.


아니, 정확한 분노의 대상을 어디로 향해야 할지 잘 몰랐었습니다.


요즘같이 시국이 어수선하거나 불안하면 똘똘이도 잘 안슴미다 ㅡㅡ;;;;


망연자실하게 똘똘이럴 쳐다보는 그런 발기불능 환자처럼 하늘을 보고 있었슴다.


'내게 남은 사명은 딱 하나

이 세계를 끌어안고 나 자신을 좀 더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

아 ! 씨부럴 !! 그래...이게 내가 살던 세계였구나

나는 원래 죄인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는 사라져 버리도만요...'



이번달에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란 말을 벌써 몇번째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는 선배헌티 '아부지가 위독하시다. 급전이 필요하다'는 전화 한통화가 왔었슴다.

통장에 남은 전재산 다 부쳐드렸슴미다.

또 다른 선배에게선 모친상을 당하셨다는 연락이 왔었슴다.





별로 웃기지도 않는 시트콤을 보면스롱

절라리 웃긴 국회방송과 정치권 뉴스를 보면스롱

불현듯 그런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아..인자 뭔가 쩜 알것도 같았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기로 혔슴다,

희망을 잃는다는 것은 간단험미다요.

우리가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되는 거심미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 희망을 잃기가 두려워 고군분투하고 있슴미다.


'깜방에 갇힌 놈이 10년동안 절라리 굴 파서 도망쳤는데, 나와 보니 세상은 또 하나의 커다란 감방이더라' 뭐 그런 스토리 처럼

멍하니 낭패감에 시달리다 뒤늦게서야 알아부렀슴다.


'이-그랴!! 발버둥처봤자 결국 나는 죄인이구나...

세상에 대한 모든 분노는 결국 나를 향한 것이였고만...'



끊임읍씨 저를 사로잡았던 화두...

남태평양에 있는 이스터 석상을 만든 폴리네시아인들의 열정은 무엇일까?


그건 바루 사랑이 아닐끄나요?






그제서야 제 똘똘이가 까딱까딱 고개럴 끄덕거리넌고만요

'불쌍한넘....그래 살아있었구나...널 볼띠마다 난 살아있음을 느낀다....오늘은 두번만 애무해 줘야쥐...'

우겔겔..




다시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__)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aesthesia
2004.06.29 16:12
병들었다. 세상이, 사람들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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