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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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깊은 슬픔

pearljam75 pearljam75
2004년 06월 23일 04시 28분 56초 1466 8 24
광화문 집회에 참가하고 끝나고는 촛불을 들고
홍대앞으로 와서 술을 펐습니다.
김선일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술을 펐습니다.
무사귀환을 위한 원샷도 대대적으로 했습니다.
어제가 데드라인이니 잘 넘겼겠다, 오늘도 무사히....

.
.
.
생일파티의 연장, 노래방까지 갔습니다. 나름대로 즐거웠습니다.
설마, 참수까지 당할까싶었습니다...

화장실 갔다가 노래방 카운터를 지키는 소년과 김선일씨의 사망소식을, 그 TV뉴스를 함께 보았습니다.
.......
북받쳐오르는 울음을 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

서럽게, 그렇게, 노래방에서 서럽게 목놓아 울다가

......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

그 부모, 형제에게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해야할까요.

참여정부는 한 일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절대 악같은 고이즈미 총리가 빡아처럼 징징거렸으나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국제적 쪽팔림이고 나발이고 알아서 나불거려줬기에
3명은 무사귀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선일씨를 어떻게 했습니까?
자국민 보호는 ....과연 어떻게 이룩할 수 있는 과제입니까?

눈물이 수돗물처럼 흐릅니다.
끝없이 흐릅니다.
이럴 줄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

Don't look back in Anger.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pearljam75
글쓴이
2004.06.23 05:18
.......아무것도 모르고 쏟아지는 빗줄기속에 우두커니 앉아있었지요.
많은 촛불시위들 중간에 비가 이렇게 쏟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연약한 촛불-그 '불길함'에 속한 강한 비바람이.....
그의 운명같이 느껴져서 더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네요.....

......눈이 너무 아픕니다. ...... 그만 울고, 실질적으로 할 일을 찾아야겠네요. 뭐가 있을지..... 미치겠습니다. 정말.
xener
2004.06.23 06:23
광화문에 또 몇개의 촛불이 솟을지..
.
.
.

고인의 가족들에게 VX-2000을 들이대고 .. 플래쉬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어대던 기자들의 모습에..다시한번 분노했습니다.

...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얼마나 나라를 원망하셨겠습니까... 부디 평안하시길.
vincent
2004.06.23 06:36
어떠한 국익도 자국민의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우선할 순 없습니다.
애초에 기대도 없었지만... 이제는 이 정부에 기대를 품을 가능성조차 완벽하게 제거되었습니다.
며칠째 쪽잠을 잤는데도 눈이 감기지 않습니다.
그래요. 그 기자들. 마음같아선 그 카메라로 한 대씩 후쳐치고 싶었습니다.

파병찬성 여론이 들끓는 걸 보니 속이 더 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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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4.06.23 16:20
할말은 없고..
하늘 만 볼 뿐입니다..

특히 MBC 부산(새벽 첫방송에서) 카메라는 죽여주고 싶더군요.
고인들이 나가라는 데 태연히 핸드폰 하면서 엉거주춤 나가는 넘들이나...
고인의 친족을 에메하게 잡는 앵글이나..(나중에 다 편집됬더군요)

커텐 젖혀가며 카메라 들이대는...

차마 유족의 현장을 보여 드릴 수 없다는 최초의 입장은 어디로가고....

왜 이리 하늘이 서럽게 흐린지...

왜 한국은 규탄한다는 성명밖에 발표하지 않는 건지...

정말... 비라도 또 내려...
슬픈 눈들이 감춰지기를 ...

정말.. 서글프군요....
......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 나기를 기원합니다.............................
aesthesia
2004.06.23 21:27
대한민국 정부 X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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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dery
2004.06.24 10:21
이 눔의 세상은 왜 나에게서
희망이라는 걸 하나씩 거둬가는 걸까요?
제가 전생에 뭔 잘못을 그렇게 했습니까? 예?
저도 희망이란걸 가지고 살아보고 싶습니다....
kinokjh
2004.06.24 12:38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의 감정이 이러했을까?

모든 허망하고 무내용한 것에 나의 칼이 운다!!!!!!!

모두 단칼에 베어 버렸으면!!!!!!!!!!!
applebox
2004.06.24 17:50
국가의 존재이유를 생각해보면서...
내가 이 국가에 살아갈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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