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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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오늘밤 TV 시청기

pearljam75 pearljam75
2004년 04월 10일 02시 42분 21초 1113 12
MBC 신강균의 <사실은...>을 본 후,

AFN <데이빗 레터맨쇼>와 SBS <이것이 여론이다>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1. 신강균의 사실은...

(1) 피

적십자사 총재라는 사람이 우리 기관이 어떤 기관인데... 카메라 나가라고

소리를 치는 걸 보니 정말 저 노인네, 드라큐라백작처럼 피를 뽈아먹는 변태 후안무치라고 생각되었다.

이제 서너살짜리 여자아이가 수혈때문에 B형 간염에 걸려 평생 고생할 생각을 하니,

그 부모 맘이 얼마나 지옥일지 ....

그런데도 혈액 관리의 명명백백한 과실을 반성할 기색은 없고

뻔뻔스럽게 돈버느라 눈이 뻘개져 있으니... 참 인간들이 미워진다.


난 스무살때부터 헌혈을 꽤 자주 했었다.

그런데 어떤 시니컬 교수님이 "헌혈은 사랑의 행위이다. 하지만....적십자를 믿을 수 없다.

피를 그만큼 뽑아주고 다시 재생이 되려면 소고기를 몇근을 먹어야 하는데

적십자사 돈벌어주게 하려고 그러고 싶지는 않다"라고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드랬다.

난 자주 헌혈버스에 올랐다가 저혈압때문에 퇴짜를 맞아서 요즘엔 아예 헌혈을 안하고 있는데

오늘 그 방송을 보니, 왜 아줌마들이 전혈보다 혈청채 헌혈을 권유했는지 알게되었다.

헌혈 후 내 몸의 회복 염려가 주목적인 줄 알았더니, 장삿속이라니...

분하고 원통하다...


(2) 붉은 악마

홍사덕, 김용갑, 김용서, 조선일보 ...

으악, 최고닷!! 최고로 끈질기다.

과대망상증 환자들은 모두 회개하고 거듭나야한다.

아, 행복의 나라로 가고파, 그런 환자들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파....


2. <이것이 여론이다> vs. <데이빗 레터맨쇼>


(1)채널 유동화

<이것이 여론이다>는 중간부터 보았는데

민주당, 자민련 아자씨들이 곰팡내나는 이야기 할때마다 난 <데이빗 레터맨쇼>로 채널을 돌렸다.

데이빗 레터맨쇼은 후반밖에 못봤다.

내가 좋아하는 반지의 제왕, 귀환한 왕, 아라곤 스트라이더..로 출연했던

비고 모르텐슨Voggo Mortensen이 멋진 양복을 입고, 멋진 머리에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나와 있었다.

히히히.....

최근 찍은 <히달고>라는 영화 화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가 알아들은건 비고 모르텐슨이 영화에 같이 출연한 오마 샤리프가 대단한 인물이고

인간성이 참 좋아, 함께 작업한게 너무 좋았다 뭐, 그것 뿐이었다.

그리고 레터맨과 악수하고 들어갔다.

시인이자, 가수, 배우이자, 사진작가, 화가이기도 한 비고 모르텐슨은

이혼 후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온 몸으로 자유와 예술을 느끼고 즐길 줄 아는 비고를 보면

르네상스 맨이라는 그의 별명이 썩 잘 어울리는것 같다. 멋진 덴마크 사람이다.


(2) 한나라의 주역들

다시 <이것이 여론이다>로 채널을 옮긴다, 전녀억 썅년이 나오지 않아

차분하게 박찬숙 선위장의 말도 귀담아 들으며 토론을 지켜 볼 수 있었다.

건강한 보수, 힘찬 진보! 이 얼마나 아름답고 든든한 사회의 두 기둥인가?

토론회장을 언제나 망나니 살풀이 하듯 지저분하게 만드는 년만 나오지 않아도 난 한나라당이

진짜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건강하게 변해서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당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굉장한 상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박근혜대표는.... 히휴...

어제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물린 걸 보면 순발력도 떨어지고 얼굴마담이라서

그 역할에 충실한 것은 알지만, 진짜 머리가 안돌아가는지,

구체적 근거도 대지 못하고 한나라당만이 경제회생의 주역이라고 텔레토비처럼 자꾸 말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져서 역시 나의 굉장한 상상은 상상에 그칠 뿐, 실현되지 않을 것 같다.


(3) 스팅 Sting

민주당 아자씨... 추미애의원이 고행의 3배 1보를 했다고 말씀하신다...

키득키득, 머리속에서 영상화해본다.


세번 절하고 일어나 한 걸음 겨우 나아가고

다시 세번 절하고 한번 걸어 나아가고.

총선 끝나고 나서야 도착하지않았을까?


휠체어가 아니라 들것에 실려다니겠구만...


그 아자씨, 사회자에게 왜 김한길 의원 발언할때는 제재가 없고 자기가 말할때만 순서를 기다리라고 하냐고 따진다.

논점에 관해 얘기하는 토론 참석자에게 논점이탈하지 말라고도 말한다. ...최고다.

오늘은 염교수말고도 진행자가 셋이상이었다. 크하.


웃다가 다시 <레터맨쇼>로 채널을 돌려본다.

오! 오랜만에 보는 그의 라이브다.

저렇게 멋진 남자가 어떻게 노래도 저렇게 멋지고 아름답게 하는지....

목소리는 또 얼마나 예술인가, 1등이다.

머리가 벗겨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스팅은 진짜 진짜 멋지다.


(4)자민련forever

신강균의 사실은...에 나왔던 색깔공격이 바로 검증되는 발언을 해대는 자민련아자씨...

"친북반미세력"이라는 보케블러리가 또 등장한다.

저 아자씬 분명히 월드컵때도 붉은 악마 티셔츠 대신 파랑색 일본 유니폼 웃도리 입고 응원했을껴.


(5) 노회찬

역시 ..... !!



3. 결론 - 투표를 잘 하자!

탄핵정국전에는 정치에 졸라 무관심했던 내가 이렇게 정치 관련 토론회를 즐겨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채널바꿔가며 토크쇼와 함께 보긴 했지만 오늘 본 <이것이 여론이다>는 참 재밌었다.

그 썅년이 안나오니 선정성이 떨어져서 흥행력이 "인큐베이터"편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즐거운 TV시청이었다.

정치에 무관심해도 알아서 각자 제 기능을 잘 하고 사회가 통째로 잘 굴러가서

내가 다시 정치 토론회를 지겨워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늘 이렇게 초등학생 일기처럼 끝내는 이유는 뭘까?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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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편파방송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어느정도는 맞다고 봅니다. 다소 선동적인 분위기도 연출하고요...

하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세계평화, 혼자만의 아름답고 안전한(?)남북통일을 외치며

나라를 염려하는 레드 컴플렉스에 사로잡힌, 조중동의 스타일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아닌척 하지 않고, 노선을 확실히 밝히고 있으니까요.


국민들이 진짜 찐따가 아닌 이상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군사독재시절때 처럼 장악당한 매스미디어의 행태인지,

아니면, 우린 노선이 있다,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니네 선택의 문제다, 라고 말하는 뉘앙스인지,

다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모르려나???

Don't look back in 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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