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369 개

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혼자 게거품 물고는...

pearljam75 pearljam75
2004년 02월 28일 02시 01분 01초 1148 3 21
어제밤에 마무리를 지은 시나리오를 4부 제본해서 3부는 맥스무비 시나리오 공모전에
1부는 미라신 코리아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했습니다.

마감이 내일이라 우편접수도 안하고 직접 선릉역과 신사역으로 배달 나갔다 돌리고 왔습니다.

미라신 코리아에는 직원분께서 컴퓨터 앞에 앉아 포카를 치고 계시고.
맥스무비 사무실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아무도 쳐다도 안보고...

솔직히 맥스무비 시나리오 공모전 내용을 읽고는 씨발, 뭐냐, 짜증이 났습니다.
맥스무비는 영화제작사도 아니고 뭐, 이벤트 당첨되서 상품이나 받으러 가봤지
뭐, 뭐가 뭔지 모르는 그냥 영화 예매 회사 같은데...
시나리오 하나 뽑아서 적어도 25억 이상의 예산이 드는 상업영화 제작을 통째로
의뢰가 가능한가? 뭘 하자는 거지??? 시나리오를 팔겠다는 건가?
영화제작이 장난인가?

시놉시스와 등장인물소개따윈 필요없다, 원하는 캐스팅과 연출자를 적어서
첨부해라, 시나리오를 3부 내라, ....
원하는 캐스팅과 연출의뢰하고 싶은 감독을 내보라는 것은 진짜
납득이 안가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제작 한 편 해보지도 않는 일반 회사에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면서 무슨 재간으로 2004년 크랭크 인을 목표로 삼았는지도 모르겠고.
강우석이 빽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모하고 있는 나는 뭐냐.

... 프리 프러덕션 과정에서 캐스팅 안되서 엎어지는 영화가 얼마나 많습니다.
캐스팅도 제작자나 감독의 권력과 연줄로 잘 되든데....

언감생심 내가 원하는 감독에게 연출의뢰는 가능한가요.
나, 데이빗 핀쳐 감독한테 연출 맡기고프다... 아님 팀 버튼... 오! 제발 클린트 이스트우드.
사실은 임권택, 사실은 남기남...빨리 찍어버리자... 2004 크랭크 업, 개봉도 가능!

<본 시나리오 전은 제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작을 뽑지 않음.

본 시나리오 전은 2004년 제작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작품이 상업적
요소가 부족하거나, 제작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는 당선작을 뽑지 않음.>

아예 당선작 안 뽑는다고 엄포 놓는건 또 첨보네.....썅.

싸가지 없는 공모전에 응모한게 기분이 나빠서 혼자 지랄 한번 해봤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이렇게 흥분하는건가??? 그건 아닌데....


s#.1. 실내/사이버 공간/새벽

펄잼75:
(흥분하며 소리친다)
나쁜 영화는 결국 나쁜 머리, 나쁜 가슴을 가진 나쁜 제작자로부터 나옵니다.
영화는 돈으로 찍는거잖아요....흑흑흑...................

뒤돌아 달려가 가상 전봇대붙잡고 서럽게 운다.

-끝-

엔딩 자막 오른다.


이기적인 나의 생각......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도 응모해야하는데
한석규가 괴롭다고 이민가고 싶다고 하고, 그럼 공모전 돈은 누가 대냐? 씨네21 돈 있나?
막동아, 가긴 어딜가! CF 더 찍어!! <소금인형> 대박나길 바래!!

술도 안마셨구만 오늘은 왜 이럴까...
괴롭다.

Don't look back in Anger.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73lang
2004.02.28 03:47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옴미다

"이 책을 명산에 지니진 못하더라도 부디 간장병 마개로 쓰지 마소서..."

진주쨈님의 씨나료가 영화로 만들어지지 모다더라도 부디 이면지나 라면그릇 받침대의 운명을 벗어나시길

두손모아 간절히 빌어드리겄슴다요...

(일딴 옷깃만 스쳐두 인연이라넌디...공모전에서 입상하시면 상금 10%넌 지헌티 주셔야험다요..)

우겔겔...




...............................................영화럴 꿈꾸며 뇨(女)자럴 꿈꾸넌 당랑타법 1분에 14타
hkchohk
2004.02.28 08:29
음.. 저는 솔직히 맥스무비 공모요건..욕할거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현실적이라 생각합니다.
작금의 공모전 현황이 실제 영화제작과 유리된 경우가 많다하여
실제 제작을 염두하고 시나리오를 건지겠다는 뜻 아니겠어요?
작품 하나 찍을거니까 가작같은 들러리 필요없겠죠.
자기네들이 영화제작 하나 해볼라는데 그래서 공모하는겁니다.
그리고 원하는 캐스팅과 연출자도 써라.
시나리오는 좋은데 캐스팅과 연출이 도저히 안맞는다 싶으면 제작 못하겠죠.
그러니까 아예 시나리오에서부터 캐스팅과 연출 스타일 등을 염두하고
현실적으로 제작가능한 시나리오를 달라 이겁니다.
오히려 작가에게는 좋은 일이죠.
자신은 "오아시스"같은 시나리오를 썼는데
"장진"감독한테 줘버리고 주연 김혜수(문소리역),장동건 이렇게 했다.
시나리오 작가가 오히려 화딱지 날겁니다.
임순례 감독이 연극판에서 박해일을 건진것처럼
시나리오 작가도 너가 썼으니까 누가 좋은지 말해보라는거죠.
자신이 염두해둔 캐릭터,그에 맞는 캐스팅, 그에맞는 연출을 정하는건
오히려 시나리오 작가에게 의견을 물어보는것이 고마운 지경이죠.
아무리 시나리오 좋고 캐릭터 좋아도
작금의 영화계 현실에서 어떻게 캐스팅을 할 생각인지 생각해보고 써라 이거죠.
그리고 당선작 없을수 있다.
당장 제작할만한 물건?을 건지지 못하면 당선작 안내겠다.. 지극히 현실적인 발상이죠.
왜냐하면 공모전 주최측에서는 수준미달의 응시작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기존 영화계에 떠도는 아이디어들도 많고,
감독 하나 부르면 이것저것 시나리오 줄줄이 가지고 올텐데..
수준미달이거나 제작불가한 작품을 굳이 뽑지 않겠다는거죠.
저는 공모전 주최측 입장에서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그리고 응모자 입장에서도 불만거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1등부터 3등까지 점수주는 공모전일 필요는 없는거죠.
제작할 물건을 찾는거지 점수주자는것이 아니잖아요.

아마 기존 영화 공모전에서는 좋은 작품 몇개 뽑아놓고
이리굴리고 저리굴리고 하다가 만들거나 안만들거나 하는 모양인데...
오히려 이렇게 선명한 공모전이 나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가능성을 최우선에 두고 심사하겠죠.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그리고 시납시스와 캐릭터 설명 필요없다는것은..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시납시스 읽어보고 내던지지는 않겠다는건가.. 일단 끝까지 읽어보겠다.. 작품속에 캐릭터와 플랏이 충분히 녹아있도록 써야할것이다.. 이런걸로 해석이 되는구만요. 시납시스랑 캐릭터 설명 없으면 심사하는 지들이 더 피곤할텐데 말이예요.

본인이 제작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셨나요?
작품이 한둘이 아닌데 프린트 뽑는것도 일이죠.
직원일때 입장하고 사장일때 입장은 다른거거든요.
나는 변하지 않아.. 이런것이 아니고 원래 다르고 또 달라져야 하는겁니다.

글쎄요. 저는 우리나라 영화계 현실을 잘은 모르지만,
공모전 요건자체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고 오히려 정석이라고 생각되네요.
내가 써낸다고 써내는대로 캐스팅,연출되냐? -->
엎어지는 프리프로덕션이 얼마나 많은데 장난하냐?-->
글쎄요. 그동안 영화계에 너무 비애를 많이 느끼셔서 그러신지 몰라도
저도 첨에 맥스무비 웃긴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공모요건 보니까 하나도 안웃기더라구요
그리고 맥스무비가 영화표 팔아서 돈좀 벌었나보네요.

참고로 저는 맥스무비측과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이구요.
잘되시길 바래요.
Profile
pearljam75
글쓴이
2004.02.29 20:52
.......
혼자 게거품 물고는... 어두운 독단의 굴속에서 골룸처럼 자아분열을 해도 남의 일이라 생각 않고
좋은 말씀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박정희에겐 차지철,
전두환에겐 장세동,
윤복희에겐 ......여러분, 이 있다지요...

저에게는 필커가 있습니다.

헤헤헤....
이전
34 / 69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