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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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영화는 사람을 생각나게 합니다...

simplemen
2003년 12월 22일 02시 10분 54초 1149 8 1
텔레비젼을 트니 가위손을 하고 있군요.
그런데 가위손이라는 영화는 머리에 안들어오고..
대학교1학년때
짝사랑하던 그녀와 보았던 그 순간이 가슴에 떠오릅니다..

그 때는 어렸었져..
9월에 군에 간다고..그래서...미래는 없다고...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옆에서 좋아만 했던..
가위손을 보는데 왜 수업시간에 같이 도망나와..
떡볶이 먹던 순간이 떠오르는걸까요..
가위손을 보는데 왜 그녀와 나누었던
얘기들이 머리를 스쳐갈까요..

여러분. 영화공부하시려면...혼자 영화보세여...
같이 보면..영화보다는 옆에 있던 사람의 기억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니까요..

후일담....
지금 그녀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나는 백수로 집에서 홀로 딩굴거리고 있다는....^^;;;;
그리고 21살 그땐 가위손을 보고 울 정도의 감성이 있었다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inkmail
2003.12.22 02:29
심플맨..이 추운 겨울을 또 혼자 나실 생각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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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eva
2003.12.22 14:09
요즘은 몇일전에 어떤 사람들과 같이본 영화를 생각해보면....영화는 기억나는데...사람이 생각이 안난다...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랑 본 영화도 아닌데...다른분들처럼..가슴떨리는 사람이 아니여서 그랬던것일까?
cinema
2003.12.22 19:41
젠장, 저는 반지의 제왕 1편을 함께 본 그 사람이 생각납니다. 영화가 어째 지루한 게 불길한 예감이 들더라구요. 손 잡고 영화 보는데, 땀이 왜 그리 나는지...(영화가 지루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날 모든 행동이 어색해지더라구요. 다 영화가 어색해서 그런 것이었다고 지금까지 믿고 있습니다. 3주 뒤 우리는 헤어졌어요. 반지의 제왕 짜증나... ㅠㅠ;
sada9292
2003.12.22 20:43
많은 사람이 생각 나네요...하하하 옆에서 잤던 친구... 낭만볼땐 옆에서 코골던 아저씨... 반지볼땐 쉬마렵고 엉덩이 아프다고 언제 끝나냐고 투정부리는 친구... 하하하
vincent
2003.12.22 21:05
저는 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던 두 편의 영화가 영화밖의 에피소드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먼저, 이란 영화(로 추정되는) "알 수 없는 상황"...
전날 마신 술도 덜 깨서 태종대에 다녀온 후 봤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니... 모두 졸면서 봐서...
아무도 영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모르고... 셋이서 머리를 맞대봐도 도무지 답이 안나오고...
정말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영화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제목만 달랑 기억속에 남아 있는데,
그 때 잠 덜 깬 얼굴로 열심히 영화를 기억해보려고 했던 얼굴들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번째는,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영화 자체도 자주 시계를 훔쳐보게 만들었지만...
중간중간 영사기의 문제까지 겹쳐...
정말 제목을 뼈저리게 되새김질하게 만들었던 영화였습니다.
관객들이 다들 제목을 되뇌이며 어이 없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우, 김선재씨는 어디서 뭘 하고 계신가요)
uni592
2003.12.22 21:31
결혼해서 외국에서 살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vincent
2003.12.23 14:17
아, 그랬군요. 오구리님 정보 감사.

김선재씨는..."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에 나왔던 여배우에요.
전 이상하게 "올드보이"의 윤진서씨를 보며 김선재씨가 기억이 났는데요...분위기가 비슷했던 것도 같고..
(헤어스타일은 너무나 판이하지만..--)
계속 배우 생활을 하셨다면... 문소리씨같은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요.
uni592
2003.12.23 14:36
윤진서를 보면 신기해요. 박은혜가 떠올라요. 박은혜는 처음부터 주목받던 신인이었는데(왕조현을 닮았다는 이유로) 그녀는 천사몽에 나온이후로 조용해졌고, 윤진서는 올드보이하나로 계속 주목받구 있네요. 앞일은 모르는거야. 정말 모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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