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369 개

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장국영

vincent
2003년 04월 02일 00시 32분 15초 1126 13 1

그의 얼굴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자가 소망할 법한 아찔한 쾌락과
너무 많이 소망한 자의 허무가
함께 떠다녔다.
그래서, 적당히 자기도취적인 그가 밉지 않았다.
그의 늙지 않는 미소는
결코 뒤집어지지 않는 생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체념의 그림자 때문에 더욱 아름다웠다.

아무리 사랑을 받아도 걷혀지지 않는 우울이
죽음으로 기울고,
죽음으로 뒤늦게 사랑을 얻는다.
그는 자신이 얻은 사랑을 느낄 수 없다, 그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포화속에 죽어가는데
그에게만 특별한 애도를 보내는 것조차
죄악같은 이런 때에
왜 하필 이런 때에....

지상에 내리면 죽어버리는
발 없는 새처럼,
죽는게 거짓말같은 날에,
땅에 내려
그가 죽다.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bara
2003.04.02 01:06
진정 멋지십니다..
어쩜 그리도 한 인간에 대해, 한 배우에 대해 하나 군더더기 없이 간파하신건지..
그립네요..
갑자기 그가 출연한 모든 영화들이 파노라마처럼 하나 하나 스쳐가는군요.
그래도 그가 부럽습니다.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수많은 필름을 남길 수 있는 그가..
yyjjss10
2003.04.02 03:12
수수한 모습에 순수함을 지닌 빈센트 당신이 보고 싶어 지네염...
Profile
sadsong
2003.04.02 08:35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추억들에 녹아있는 옛사랑의 죽음이라면. 삶을 이유로 그에게 등을 돌렸지만, 단한번 미워한적 없던 사랑이라면.
Profile
xeva
2003.04.02 11:42
죽음은 잊혀졌던 것들을 기억나게하고 또 다시 묻혀버리는 것을 반복하게 만드는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jasujung
2003.04.02 22:20
유서엔 세상을 더이상 사랑할 수 없다라는 얘기가 있었다는 걸 들었어요...울증에 시달렸다는데...암무리 살아남은 자가 떠들어대도 실은 당사자 아님 암껏도 모르는 일이지요...그저 당신이 편히 가시고 시끄럽게 시달리지 않았음 좋겠다...그런 생각이 들어요...
Profile
sandman
2003.04.03 00:27
펑 펑 펑 꽃망울 터지는 소리...
펑 펑 펑 폭탄 터지는 소리...
펑 펑 펑 우는 소리...
모 신문의 만화가가 이야기 한 것처럼..
2003년 봄은 시리도록 아픈 봄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 있고 싶다."고 이야기한 그레타 가르보의 마지막 말이
떠 오릅니다. 그도 정말 혼자 있고 싶었던 걸까요..
항상 혼자임을 느꼈을 까요....
.... .... . 차으로 시리도록 아픈 봄입니다.
길가의 꽃들이 마냥 시리게 만 보입니다...
younsil
2003.04.03 00:27
다시는 볼수없는것만은 아니라 생각하고 싶네요..

그리고 미인은 단명하는군요...
Profile
sandman
2003.04.03 00:28
펑 펑 펑 꽃망울 터지는 소리...
펑 펑 펑 폭탄 터지는 소리...
펑 펑 펑 우는 소리...
모 신문의 만화가가 이야기 한 것처럼..
2003년 봄은 시리도록 아픈 봄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 있고 싶다."고 이야기한 그레타 가르보의 마지막 말이
떠 오릅니다. 그도 정말 혼자 있고 싶었던 걸까요..
항상 혼자임을 느꼈을 까요....
.... .... . 참으로 시리도록 아픈 봄입니다.
길가의 꽃들이 마냥 시리게 만 보입니다...
gsx-1100cc
2003.04.03 07:53
빌어먹을......안타깝구나...............아.........................장국영.....
왜 그렇게까지 죽어야했는지...
"너에게 화를내구 싶어...하지만 너무 늦은거 같아서 가슴이 아프구나.."-비트에서-
내가항상 되뇌이는 대사가......이렇게 현실에서 쓰여지다니..
나도 모르겠다..영화와 현실이 아직까지 분간이 안된다...언제까지 이혼란속에 있어야되는지...
모를일이다 어쩌면 장국영님도 나같은 혼란을 가졌었을런지도.....,
alex182
2003.04.03 09:43
빈센트님.. 장국영과 참으로 적절하게 마주한 글이네요

感情所困無心戀愛世
감정이 피곤하여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다
-유서 중

世上所困有心追慕汝
세상이 피곤해도 당신을 추모할 마음은 있다
모든 귀한것의 멸종이여,
아비의 뒷모습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야..
ryoranki
2003.04.03 10:55
지면을 디딜수 없기때문에 날아야만 했고 죽어서야만 날개짓을 멈출수있던 발없는 새가 원하는 것은 안식이었지...
편안히 쉬어라 나의 아비.
Profile
info0606
2003.04.10 04:18
정말..과연...그사람이 이승이 아닌 정말 저승으로 갔을까요?
아직도 의문점이 남습니다..
15년을 연정으로 품었던 그사람인데..

과거에 무엇을햇던..죽기전에 나쁜일들을 햇던
그런거는 무관합니다..
다 인간이고 하기에..신이 아니기에
실수도 연발일수도 있고 하고싶은거는 다해야하는것인지라..

운명이란 단 한순간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설마햇던 사람이 설마적으로 죽음의 경지까지 가다니..

누가 그런일들이 일어날줄 알았겠습니까..
현실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뿐..

아까운 인재가 또 나가는군요..
아까운 인물이 또 나가는군요..

방송을 보고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그사람보다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먼저 가야하는지
아직도 의문점이네요..

빈센트님..
정말 글 멋져요...
저도 아비의 그 뒷모습은 정말 잊지 못할겁니다..
항상 좋은 모습만 보였던 그사람..
영원히 빛이 날겁니다...
언제나...어디서나..같이 존재하는 사람으로..
기리기리 남을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의 영혼은 아직도 영원하다고 생각해요...
panicted
2003.04.10 17:03
아.. 아비... 부디 좋은곳에서 이제 그만 웃길.....
이전
27 / 69
다음
게시판 설정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