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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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믿음.

sadsong sadsong
2003년 03월 26일 14시 43분 32초 1027 2 2
평평한 탁자위에 안경을 놓고 양쪽 안경다리의 수평을 맞춰보는 것은,
내 두 귀가 정확히 같은 높이에 달려있을 것이라는 믿음.


새로산 티셔츠를 정확히 반 접어 두 팔의 길이를 맞대어보는 것은,
내 두 팔의 길이가 정확히 같을 것이라는 믿음.


4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적어도 4년 안에는 죽을일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


야 그렇게밖에 못하냐, 쟤 진짜 못생겼다, 저런 무식한 놈....
내가 그들보다는 좀 낫다는 믿음.


그 사람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쉽게 비난하는 것은,
내가 그의 행위에 얽힌 모든 사연을 알고 있다는 믿음.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는 이글을 읽어줄거라는 믿음.



하지만,
세상엔 믿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안다.



당신의 믿음은 착각.

sadsong / 4444 / ㅈㅎㄷ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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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착각이라는 것은, 믿음이 착각이라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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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ncent
2003.03.27 02:19
잘 찾아보면 어디 하나쯤 숨어 있지 않을까요? ^^
- 뭐든 하나쯤은 숨어 있을 거라는 믿음.
Profile
xeva
2003.03.28 21:28
공감가는 부분이 보였다 ....그 사람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쉽게 비난하는것은 내가 그의 행위에 얽힌 모든 사연을 알고 있다는 믿음이라는 구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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