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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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죽은사람이 산사람에게 해줄수 있는 일.

ryoranki
2002년 12월 13일 13시 30분 23초 1120 1
어젠 두달만에 처음으로 돼지고기를 먹었고 예전에 먹듯이 술을 쳐먹었다.
원없이 먹고마셨다. 속이 놀랐는지 몇해만에 교보문고 앞 화단에다 토악질을 해댔다.
술집에선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나서 서럽게 많이 울었다.
사람이 죽어도 산사람에게 해줄수 있는 일이 있다. 눈물나게 해주는 일이다.
아들은 차마 울지 못할때마다 애꿎은 아버지를 불러낸다.

먹은만큼 쏟아내고 마신만큼 눈물을 냈다.
이로써 나는 조금은 더 건강해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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