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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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의 좋은 친구들

sandman sandman
2002년 08월 28일 18시 22분 55초 1165 6 2
사무실 내가 쓰는 컴퓨터가 아작이 났다....

NTLDR is Missing 에러.....

부팅도 되질 않고...

컴 잘하는 형에게 전화거니...

나도 그런적 있는 데 결국 못고치고 포맷했다고 한다...

컴퓨터 회사에 전화를 건다...

막 확인하더니...

데이터가 날아 갈 수 있습니다.

포맷 까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제길....

그리곤 그 회사에서 혹시 이 방법이 되는 지 해보라며

23장의 방법을 보네줬다. 고마운 회사....

그런데 제길.. cd 부팅이 되질 않는다.

다시 형에게 전화건다.

잠깐 기다리라며.. 막 알아보며 cd롬 부팅 바이오스 셋업을 가르쳐 준다.

그래도 되질 않는 다...

제길.. 저 안에 으악.... 얼마나 많은 자료가 있는 데...

미치겠다....

바이오스 셋업 창을 열고 멍하니 바라보다

내 뒤 책상의 컴퓨터에서 이 글을 끄적인다.

고마운 사람 고마운 친구....

.
.
.
.

내게 한 친구가 있다...
.

누군가 우정 역시도 뭔가의 보상심리가 있다라는 말을 한다.

어느 님도 사랑은 순수한가 라고 이야기 했고....

몇 년전 갑자기 저녁 술자리가 생겼는 데

그 날 술값을 내가 내야만 되는 상황이었다.

하필 그날 카드도 돈도 없던 내게...

급하게 그 친구에게 전화건다.

"어? 나도 그만한 현금 없는 데..."

사정을 설명하니깐... 자기에게 오란다...

그리고는 카드 한장을 준다.

쓰고 달라고....

신용카드를 친구에게 빌려준다....

난 이 일을 평생 못 잊는 다.

내가 과연 어떤 친구가 와서 돈 빌려달라고 하면

신용카드 주면서 쓰고 달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나 내가 오버 할까봐

적당량의 현금을 인출한다.

잔액이 무척 많다. 흠...

이 놈 웃기는 놈이네...

도대체 날 어떻게 보고 이 돈많은 잔고의 카드와

술먹고 막 그으면 어떻하라고 이걸주지... 나참...

그리곤 정확히 그 날 청한 금액만 인출하고는

그 카드를 지갑 안쪽에 꼬옥꼭 숨겨 둔다.

그리곤 돌려줬다. 물론 정확히 약속날짜에 돌려 주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 놈은 영화하다가 결혼을 이유로 방송 하게 된 놈이다.

지금은 방송에서 제법 잘나가는 pd 로 있지만...

그래서 이 놈을 만나 술 마시면 무척 편하다.

무슨 얘길 해도 되니까... 말이 통하니까.. ㅎㅎㅎ

그리고 몇 몇의 친구가 더 있다...

뜬금없이 .. 나 괴롭다 술사주라...

하면.. 어데고? 하면서 총알 같이 나온다....

부산에 있는 친구들은 꼭 전화해라... 돈 푸대로 싸들고 나갈께 한다...

그리고 만나면 ... 이런 저런 이야기 한다.

대체로 마지막은 어떤 놈이 되었던 그 집에서 자게되고..

형수 재수 하면서 말이다...

요즈음 가끔 전화 온다..

첫 마디가 이렇다...

"잘 사나? 연락 좀 하고 살자...."

문득 잊어 버리며 살아가다 어느날 이런 전화가 오면 반갑다....

오늘 문득 내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을 떠 올려본다...

난 내주위의 사람들에게 고마운 사람일까도 생각을 해보고...

(물론 행인들에게는 난 고마운 사람이다...

무거운 것 같이 들어주고... 전에는 도로에서 자는 취객을 깨워 집에 태워 주려하자

도둑놈으로 오인받아 대판 싸운 일이 있다...

그 다음 부턴 취객에게 절대 도움 안준다... ㅋㅋ)

여하간...

살며 살아가며...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그 놈도 생각나는 군.

영화 한편 수입해서 흥행 성공하고는

사무실에 좋은 차에 폼 내며 살다가...

(그 놈은 내게 책상하나와 사무실 키를 줬다.

그 당시 소속된 회사가 없을 때....

답답하면 와서 작업도 하고 놀다 가라고...

그 놈이 내게 준  사무실은 아주 요긴하게 썼다....)

얼마전 영화 수입하면서 크게 한번 움직이다가...

완전 흥행 참패 했다....

그리곤.. 내가 위로 할려고 전화를 거니...

모든 전화가 끊겨 있다...

빚쟁이들에게 몰린 것일까...

아픈 놈이다.. 그 놈은...

내게 참 잘해준 놈인데...

영화 수입 하나 대박해서 선배 영화한편 만듭시다...

했던 놈인 데....
.
.
.
부인이랑 다 어떻게 사는 지...


the Thin red Line을 다시 보고 마음 속으로 운다.

그래 인간은 고깃덩어리 밖에 아무 것도 아닐까?

인간은 뭘까.. 하는 원론적인 질문을 떠 올려 본다...

아~~ 답답한 하루다...

내 컴의 저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하나.....

정말 욕이 절로 나오는 군....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hal9000
2002.08.29 08:20
아.. 봉변을 당하셨군요. 두번째 뇌가 코마상태라니..
사람이든 컴퓨터든 소모되어 간다는 사실은 참 씁쓸한 일입니다.
남 일 같지 않아서 글 읽는 동안 저도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변변치 않은 자료였지만 저도 그런 적이 있어서.;; 이런 일.. 재앙이죠)
pinkmail
2002.08.29 11:16
우리집도 어잿밤에 비슷한 일이 일어날뻔했죠.
jedi가 밤새 뚝딱거리고 새벽에나 잠든 모양인데..
고쳐진건지..어쩐건지..
인터넷만 되고 하드가 다 날라갔다든데...
암튼 들어도 몬소린지 모르니까 답답하기만 합니다.
sandman님 별일 없으셔야 할텐데...컴안에 들어있는게 다 밥줄이고 재산이잖아요.:´
vincent
2002.08.29 15:11
시나리오가 통째로 날아가 기억에만 의지해 다시 썼던 아픈 기억이... --;;;
부디, 잘 해결 보셔야될텐데요...
mrson33
2002.08.30 03:45
sandman님의 컴이 꼭 되살아나길... 좋은 친구는 역시 사람의 맘을 푸근하게 해주죠. ^^!
Profile
sandman
글쓴이
2002.08.30 14:51
여러분의 염려로 이뤄졌는 지...
정말 황당하게 사건이 해결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컴퓨터 회사에 방법을 보내준 사람에게
감사의 편지와 상황을 설명해주니 정말 믿기지 않는 다고 하더군요.
거의다 포맷을 새로 하는 데... .
정말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해결 되었냐면... (정말 원시적인...)

에라~ 너(컴퓨터) 피곤한 것 같으니깐
푹 쉬어라 하고.. 전원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코드를 다 뽑은 것이지요.
그리곤 뒷날.. 형이 내게 준 바이오 셋업 책을 들고...
도전 컴 고치기에 나섰는 데...

어라... 윙하고 돌아 가는 것이 아닙니까?
이 놈이 피곤해서 였을 까요? 아님 반도체도 신경통 앓는 다는 것 아시죠?
습기 많은 날 오래된 반도체들은 할아버지처럼 신경통 증상을 보인다나요...

참 나.. 정말 황당하게 해결되고.. 사무실 사람들 역시도 우찌 그런 일이 합니다.
오랜 만에 웃었습니다 그려.... 님들의 염려로 고쳐진 것 같군요.

하지만 전에 "개소리"라는 글을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염려를 해 줬는 데... 결국은 제 손으로 그 놈을 저 세상에 보냈습니다.
(물론 수의사가 했지만...) 마지막 숨을 몰아 쉬는 데
눈물이 울컥 나더군요.

가족들 모두가 "너의 지극한 정성에 살아 날것이라고 했는 데..."

몇 일을 아파서 끙끙대는 것을 도저히... 못 보겠더군요.
마지막 가기전 마지막으로 그 힘든 몸을 일으키며...
내게 걸어 와서는 푹 하고 쓰러 졌습니다...

쩝 또 그 개생각이 나는 군요...

그 개는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줬습니다.
개병원 쿠폰은 저 세상가서 맛있는 것 바꿔먹으라고 같이 묻고
사료 남은 것 햄 다 같이 묻고....
그랬습니다.

혹시 모두 슬퍼 하실까봐 여기 글 안올렸는 데
이제사 사건 전말을 밝힙니다...
Profile
xeva
2002.08.30 16:35
:d 좋은 친구 ..........난 얼만 좋은 친구일까.........라는 생각과....컴 고쳐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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