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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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를 즈려밟고 가신분?

ryoranki
2002년 04월 22일 20시 05분 55초 1222 6
뒤척이면서 일어났다.
문득 손을 보았는데 피범벅이다. 메마른 피가 손을 덮고있었다.
옆에는 전화가 오는데도 꿈쩍없이 잠을 자는 와니가 있다.
다행히 살아있었다.

할머님이 화장실을 가는 틈을 타 밖으로 나왔다.
세수도 안했다.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다. 여긴가 저긴가 골목을 두리번두리번. 게슴츠레.
손엔 마른 피 범벅에 지갑에는 정말 100원도 없었다.
지하철에 무임승차했다. 화장실에 갔다. 휴지살돈이 없어서 참 난감했다.
거울본다.
얼굴에 상처가 있다.(물론이다)
내 등짝에 누군가 발자취를 남기고 간 모양이다.
노란T에 발자욱이 선명하다.

나는 다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닭칼국수먹다. 맥주먹다. 노래방갔다.
친구들은 버스를 타고갔다. 버릇없고 노래를 참 못하던 그리고 딸이 있다는 가수지망생은 긴머리 날리며 131번인가를 타고 갔다.
여기까지다.

그 후 완과 나는 택시를 타고 와니의 집으로 갔다고 한다.
그리곤 쓰러져 잤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우선 와니의 발자국 조회를 들어가려고 한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anie
2002.04.22 20:09
니가 물어뜯은 내 두 팔의 이빨자욱이... 점점 파래지고 있다.. -_-
silbob
2002.04.22 20:16
료군, 이상타..범인은 와니의 할머님이 아닐까? 와니의 멍든 두 팔을 보시곤..고무신으로 등짝을..이쑤시개로 얼굴을..마지막으로 비녀로 니 손을...
wanie
2002.04.22 22:58
닭한마리 또 묵고싶따..
vincent
2002.04.25 06:29
술이 웬숩니다.
술은 억울해하겠지만... 그래도 술이 웬숩니다.
변두리
2002.04.25 14:09
넘버3에서 최민식이 포장마차에서 한 말이 생각이 나는 군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죄가 무슨 죄가 있냐! 죄 짓는 인간이 나쁜놈이지... "라는 말이 생각이 나는 군요... 빈님.... ^^;;;
silbob
2002.05.01 02:10
료랑키님.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각 조감독님들 차곡차곡 구성되어 간다니 참 다행이네요.. 그리고 등 밟힌거 저까지 의심하셨잖아요. 저 아니랍니다. 그랬다면 당신은 버얼써 죽었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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