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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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너 왜그렇게 인생 힘들게 사냐

winslet
2002년 04월 10일 18시 53분 05초 1209 3 3

..  새벽에 찾아간 치킨 호프집,

우리 앞에는 후라이드치킨 반, 양념치킨 반이 놓인 접시가 있다..

그리고 500잔에 가득 담긴 맥주..


그녀는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날 가만히 바라보더니 뺑끼부리며 마시지 않던 맥주잔을 갑자기 들어

꼴깍꼴깍 마셔버린다..

괜히, 내가 죄스러워지는 건 왜지..라는 생각을 하며,

수위가 낮아지는 맥주잔을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



그녀가 내게 결국, 한소리 한다..

'넌 왜그렇게 인생 힘들게 사냐?'

난 피식, 웃고 만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이년아, 그걸 내가 알면 이러고 있겠냐?'




다시, 편두통이 시작된다..

잠시 잦아드는가 했더니, 또 오른쪽 머리가 아파온다..

우뇌가 이성을 지배한댔던가, 감성을 지배한댔던가..




'모르겠다, 니가 알아서 살아라'

그녀는 다시 맥주를 마신다, 이번엔 벌컥벌컥이다..




어둠깔린 하숙집 골목을 걷다가,

그에게 전화를 해서 괜히 꼬장을 부린다..



그에게 치킨집에서 싸온 남은 후라이드양념치킨봉지를

건네주곤 돌아선다..




그리곤 되뇌인다..주문처럼,

'너 왜이렇게 인생 힘들게 사냐?'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deorental
2002.04.10 21:09
너무 쉬우면 재미 없잖아....피해갈 수 없으니까 즐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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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2.04.11 17:03
우뇌는 감성일걸요... 그리고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도 많아요....
vincent
2002.04.14 23:21
인생은 원래 힘든걸거에요. 힘든 인생 힘들게 사는게 맞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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