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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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인정(人情이 아닌 認定)

jhwj99
2002년 02월 25일 21시 25분 44초 1028 1 2
...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인정 받는 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듯 하다.
나도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인정 받기를 바라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인정해 주길 바라고 있다.

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이것저것 일을 한다.
내 몸 부서져라... 열심히 일을 하고 그에 따른 대우를 받고 나보다 높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 그리고... 얼마전 인정을 받았다.

아무말 없으셨던 감독님 입에서...
드디어 내가 무언가 결심하고 무슨 일이든 힘을 낼 수 있는... 한마디가 나왔다.
그간.. 감독님 옆에서 스텝으로서 일을 하던중..
이렇게 행복했고 살맛 난 적은 몇번 없었다.

비록 작게 한마디 내 뱉은 이야기 였지만...
난 .. 그말에 힘이 솟았고 또 그토록 묵묵하던 감독님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지금껏... 다른 스텝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한 나를 '조감독'이라 부르며 따랐지만
솔직히 난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기 전까지 자신이 없었다.
남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감독님께서는 날 그렇게 안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열쇠를 쥐고 계신분은 감독님이 셨고 아무리 남들이 그렇게 불러줘도 감독님이 아니면... 그것은 에초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감독님께 인정 받지 않으면..
남들이 날 그렇게 대우해 줘도 허사였던 것이다.

그러던 중 얼마전...
다른 사람이 감독님께 나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내가 듣는 앞에서..
이것저것 편집일과 현장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감독님께서 내가 주로 하는 일들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러자 듣는 분의 눈빛이 반짝이며 날 다시 보았다.
나도 그분의 눈을 빤히 응시하고 있었고...
그때 감독님의 한마디...
"조감독 이잖아..."

... 그 한마디는 마치 근심의 늪에서 허우적 대던 나를 빛속으로 이끄는듯 했다.
그 순간... 그처럼 행복한 적은 몇번 없었던듯 하다.

그동안 수도 없이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난 항상 고민이었고
내 행동에 박차를 가해왔을 뿐이었다.

게다가 난 영화관련 학과를 졸업한것도 아니고 감독님을 만나기 전가지 영화나 비디오엔 관심도 없었다.
그나마 감독님 만나 카메라 몇번 다뤄보고 시나리오 공부하고 제작에 관한 여러가지를 공부하고...

아무래도 스스로 의심하고 있었나 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 만큼 더욱 인정 받으려 노력하고..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될때... 내가 과연 이곳에서 어떤 존재일까.. 라는 의심을 품게되는 모양이다.

열심히 일한후 흐르는 땀을 닦을때... 그때... 난 용기가 넘쳐 흐른다.

아... 이유없이 기쁘다.
한동안은 또 입이 귀에 걸려 커피를 타겠지..
그럼 감독님은... "너 커피에 침흘렸지? 침좀 닦아라~"고 하실테고..

흐흐흐
기분 좋다..^^
역시 열심히 일한 후 인정 받는 것은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재미에 어쩌면 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cinekid
2002.02.26 20:52
맞아요..누가 인정해주면 정말 자신감이 생기고 그런것같아요..며칠전에 친구랑 밤새고얘기했는데 걔가 그러더라구요 넌 아마 누가 인정해주면 정말 니가 하고싶어하는일 해나갈거라고,,근데 아직 전 누구에게도 인정 받지 못했답니다..

추카드려요~ 좀더 많은 자신감을 얻으시길~!!
아마 ,,좀더있으면 자신이 남을 인정해주면서 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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