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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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망상

vincent
2002년 02월 25일 05시 15분 06초 1019 1 11
최근에 동네 비디오가게를 드나들며 빌려본 영화들을 주욱 떠올려보면 죄다 범죄 영화들이다.
어제 테이프를 빌리러 갔다가 얼마 전에 바뀐 비디오가게 점원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했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러다 우리 동네에서 무슨 사고라도 나면, 정말로 '영화 같은' 사고라도 나면 내가 용의자로 몰리는건 아닐까...

동네에 내가 빌려온 무수한 범죄영화의 테이프 중에 어떤 영화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일어났다치자.
탐문수사에 나선 형사들이 문제의 영화 테이프를 빌려간 사람들을 추리기 위해 동네 비디오가게들을 샅샅이 훑는다.
그 중 두 개의 비디오가게에서 문제의 그 영화를 비롯해 유달리 범죄영화를 많이 빌려간 남녀한쌍을 발견한다. 게다가 둘의 전화번호가 같다.
남자 이름을 찾은 비디오가게의 점원이 기억을 더듬어 말한다.
"특이한 남자 이름이라 기억나요. (동생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점원들은 날 동생이름으로 부른다. --;;) 단골인데다 연체도 밥먹듯이 하죠. 그렇게 오랜 시간 들락거리면서도 점원에게 뭐 묻는 것도 없고... 혼자서 몇 십분 동안 뭔가 찾는지 골몰하기도 해요. 게다가 여자인데 범죄물을 많이 빌려가서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들어 특히 심했던거 같애요."
집에 혼자 있는데 난데 없이 형사들이 들이닥친다.
주로 혼자 집에 있었던 터라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사람도 없고...
과연, 나는 어떻게 이 역경을 극복할 것인가...

음... 이런 쓰잘데기 없는 상상을 왜 하게 된걸까.
아, 그래.
조금 전에 감기약을 먹었구나!

여러분.
감기 조심하세요.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simplemen
2002.02.27 21:00
부엌칼에 죽은 사람지문이 묻어있다면..
걍 범인되는거져머....
그동안 즐거웠습니다..빈님...
유치금 조금 넣어드리져...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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