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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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의 소망 : 아무도 오지않는 한적한 편집실...

jhwj99
2002년 01월 29일 18시 48분 55초 1129 9 11
답답하다..

난 지금 감독님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옆방엔 친한 회사의 사장님께서 계신다.
너무 불편한 점이 많다.

특히 오늘같이 옆방 사장님의 손님들이 많이 왔을때는...
그렇다고 대 놓고 떠들수도 없는 노릇이고...

감독님이랑 나야 생활리듬이 같으니 같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편집일로 인해 밤을 세는 경우 일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난 다음날 9시에 일어나 출근하시는 사장님의 커피를 타기위해 자야한다.

그래봤자 하루 취침시간은 4시간이 안된다.
집에 들어가는 날이 더 피곤하다.

우리 사장님이 아니니 더욱 불편하고 내가 꽃단장이라도 하고 나와서 커피대접을 해주길 바라시는 모양이다.

편집일을 하다보면 세수고 못하고 머리도 못 감는다.
그런데 그런것을 문제삼는다.

편집일이란게 원래 밤샘작업 아닌가...
(특성상 우리 사무실은 낮엔 일이 안된다.)

손님이라도 오시는 날이면 난 괜히 신경쓰인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쉴틈없이 커피를 날라야 한다.
게다가 가끔은 이상한 소리도 듣는다.
(흔히 직장에서 상사가 여자 부하직원에게 하는 헛소리들 말이다.)

오늘은 손님이 느닷없이 와서는 라면을 끓여 달라고 하시기에 끓여 드렸더니
라면 잘 끓였으니 시집보내 준댄다...-_-;;
난감하다...

게다가 혼자있을때든 감독님과 함께 있을때든 갑자기 문을 확 연다.
꼭 뭘 하고 있었는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정신 불안해서 못산다...

난 원래 성격이 좋지 못해서 회사에 들어갔다가
회사 뒤집고 일주일만에 그만뒀다.
그냥... 흔한 회사에 여직원으로 취직해 일했었는데 상사가 헛소리를 해 대길래 발끈해서 뒤집어 버렸더니...;;
담날 바로 사표냈다..-_-;

이런 성격을 아시는 감독님은 그냥 편하게 말도하고 행동하라고 하시지만...
아직 난 그런것에 민감하며 짜증이 난다.
여자니까... 여자라서... 라는식은 정말 싫다.

내가 정말 마음으로 원해서 커피를 타 드리고 싶은 사람은 감독님 한분 뿐이란 말이다!!

다음에... 편집실을 따로 마련해서 나가게 되면 정말 편한 편집실을 만들고 싶다.
남녀차별 없고 일을 위해서라면 관대한... 그런 편집실..
감독님 외의 전 직원은 스스로 커피를 타 마셔야 하며 내부 직원들만 들락날락 거리는 편집실...
낮이든 밤이든 자신의 할일을 열심히 하고 잠도 졸릴때 언제든 잘 수 있는 그런 편집실...

그리고... 책상위엔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을 끼워 넣은 액자를 세울수 있는 편집실..

그냥... 한번 생각해 보았다.
남의 건물에 달랑 사무실하나 얻어서 생활하는것도 무쟈게 힘든 일이다.
다른 직원들 눈치도 있고...
에휴...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닌가...-_-;
얼굴에 화장을 하고 어떻게 2박 3일 이상을 그대로 밤을 센단 말인가...
얼굴에 파우더 바르고 어떻게 비오는 현장을 뛰어 다닐 수 있겠는가...
화장이 범벅이 되도 그거 하나 덧바를 시간조차 없는데...
그렇다고 매일 아침 일어나 차가운 화장실 물로 세수하고 또 화장하고?
일어나는 시간과 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이 일정치도 않은데?

암튼 난감하다...

에휴...
넘 힘들어서 한번 써 보았다. 내 마음속의 불만만 모아서...
말 그대로 100%푸념일 뿐이니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제가 너무 복에 겨운 소리를 한건가요? -_-;;;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2.01.30 14:34
복에 겨운 소리 아닙니다...
갑자기 맥 라이언이 주연한 영화... 제목은 생각이
안나는 데... 줄거리는 비서가 직업인 맥이 끊임없는
지겨운 비서 생활을 벗어 나려고...
(미국에는 한번 비서면 영원한 비서인가 봅니다..^^;)
그러다 영화가 그렇듯 어떤 기획안이 먹히며 어쩌고... 저쩌고..
에필로그로 치달아 다른 곳에 출근했을 때
그의 위치가 비서가 아닌 비서를 둔 직장상사가 되고..
그리고 비서에게 그러죠...
"특별하게 지시사항.... 없습니다..
단... 커피는 자기가 마시고 싶을 때
자기가 마시는 분위기로 가지요..."
당연 비서는 놀라움을 표현하고 뭐 그렇게 끝나는 데..
복에 겨운 것 아닙니다.
여하간... 힘 내시면서 기회를 보시죠...
차츰.. 좋은 환경에서 일할 시간이 올겁니다.
언제까지나 조수 아니니까요....
화이팅....!!!
winslet
2002.01.30 14:52
님의 말 하나하나 제 가슴에 그대로 박힙니당..ㅠㅠ
저도 연출부 내에 여자는 저 혼자구, 게다가 막내인지라 일하는 하루하루 '여자'라는 마이너리티에 얽매여 보내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강박증, 열등감의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Profile
JEDI
2002.01.30 20:29
명필름의 대표도..좋은영화사의 대표도..
한때는 그런 시절이 있었을겁니다..
당연하게 여기라는 말씀은 아니고, 다 한때라는 얘기죠. 그런 시절은 곧 추억속으로 묻히고 분명 님이 보스가 되는 순간이 올겁니다. 중요한것은 그때 지금의 생각들을 잊지않는거겠죠.
..여자라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만 억울해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남자들에게는 또 여자들에게 없는 스트레스들이 있는거니까요..
아랫사람이기 때문에 받는 설움은 다 똑같습니다.
힘내세여!!
lobery
2002.01.30 20:36
힘 내세요... 좋은 날이 곧 올겁니다... 화이팅...
revo89
2002.02.01 02:42
샌드맨님이 언급하신 영화는 해리슨포드와멜라니그리피스가 나오고...하는 워킹걸이란 영화같은데....제 기억으로는 거기에 맥라이언은 안나오는걸로 알고있는데...아닌가...
chang-jo
2002.02.02 14:53
힘내세여,.. 그래도 영화일 하신다는 게 아직 동경중인 제겐 무척이나 부러운일입니다... ^^;;
Profile
sandman
2002.02.04 14:17
revo89님...

제목: 워킹걸 이 맞네요...

근데 왜 맥라이언이라고 기억이 될까.. 흠..
시고니 위버는 정확히 기억나는 데,...

원제: Working Girl
감독: 마이크니콜스
출연: 멜라니그리피스,시고니위버,해리슨포드,알렉볼드윈, 조안쿠잭, 케빈스페이시
18이상가

◈내용
증권 회사 여비서로 일하고 있는 테스 맥길은 성실하고 똑독하지만 학벌이 야간 대학 겨우 나온 것이 전부여서 이제 나이가 30에 접어들었지만 원하는 증권 중개인은 못되고 늘 비서로 머무는 자신이 안타깝다. 또 그녀는 자신의 그런 성공이 뒷바쳐 줄 성격도 냉정하지 못하고 너무 순하고, 직장 위치를 여러 차례 바꾸어도 여자인 탓에 남자 동료들로부터 놀림을 당한다. 그러나 언제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그녀는 마침내 새로 부임 온 같은 나이의 상사 캐더리의 비서일을 얻게 되면서 그녀에게서 여성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냉철한 마음 자세 등 많은 자극을 받는다. 특히 테스는 그나마 자신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주저없이 알려달라는 캐더린이 무척 맘에 든다. 하지만 생각은 잠시뿐, 그녀 역시 상관이라는 직위로 테스를 하인 다루듯 부려먹는 권위주의로 가득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의 명령에 순종하며 열심히 일하던 테스는 어느날 캐더린에게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던 라디오 방송 회사 인수 계약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를 캐더린에게 내놓는데 그녀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얼마 후, 캐더린이 스키 사고로 입원하자 전화를 통해 자신의 사소한 일까지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모두 테스에게 부려먹는다. 캐더린 심부름을 하던 테스는 그녀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좋은 것을 알고 자기 것인양 속여 잭 트레이너에게 협조 요청을 한 것을 알고는 말과 행동이 틀린 그녀의 이중적인 성격에 분괴한다. 또한 동거 생활 중인 남자 친구 마이크가 집에 다른 여자를 불러들여 놀아나는 것을 목격하고는 집을 나와 슬픔에 휩싸인다. 하지만 테스는 캐더린에게서 받은 추진력으로 자기 신분을 위장한 채 잭과 연락, 트래스크사의 라디오 방송 인수에 착수한다. 그런데 딱딱하고 메마른 사회 생활에서 권태를 느끼던 잭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인간적인 테스에게서 호감을 느끼고 함께 일을 추진하면서 두 사람은 어느덧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잭은 애인이캐더린인 것과 그동안 캐서린과 헤어지려 했지만 그녀가 입원해서 아직 말을 꺼내지 못했다며 테스에게 고백한다. 어느덧 테스의 빠른 머리 회전과 잭의 유능한 수단으로 두사람은 힘겹게 계약을 성립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예정보다 일찍 병원에서 퇴원한 캐더린은 잭의 변심에 실망해 있다가 잊고 간 테스의 수첩에서 그동안 자신이 없는 틈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테스의 계약일을 다 알고 격분한다. 테스와 잭은 마지막 계약으로 일을 성사하기 직전 캐더린이 회의장에 달려와 테스가 자기 비서임을 폭노하고 테스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지위를 이용했다며 테스의 공로를 가로챈다. 항변하던 테스는 캐서린의 권모술수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놀라는 잭을 뒤로 한 채 회의장에서 쓸쓸히 나온다. 그동안 공들인 일들이 물거품이 되어 우두커니 바다를 바라보는 테스. 옛 친구들을 찾아가지만 남자 친구의 결혼식만을 보고 나온다. 다음날 회사에서 자신의 물건을 찾아 나오던 테스는 마침 계약을 하러 나오는 잭과 만난다. 캐더린은 테스에게 인신공격을 해대고 이때 잭은 테스를 믿고 계약 인수 회장에게 테스가 빠지는 계약을 거절한다. 테스는 라디오 방송 회사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를 회장에게 하게 되고 테스의 행동을 믿게 된 회장은 캐더린에게 이번 계약에 대해 질문을 하자 그녀는 아무 것도 대답을 못한다. 회장은 캐더린에게 모욕을 주고 회사에서 쫓아내게 하고는 테스의 유능함에 경탄하여 말단사원부터 시작할 의양이 있으면 자기의 회사에 들어와도 좋다고 한다. 직장과 잭의 사랑까지 얻은 테스는 다음날 출근하여 자신의 부서를 찾아가자 그곳에 한 여성이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통화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상관인 줄 알고 비서 자리를 찾아 앉는다. 전화를 쓴 것에 사과하는 그녀로부터 그녀가 자신의 비서이고 자신은 그동안 원하던 사무실을 갖춘 증권 중개인이 된 것을 알게 되는데.........

기타
현대 직업 여성들의 생활을 코믹 터취로 리얼하게 묘사한 영화로, 89년 아카데미 주제가, 골든 글로브-작품, 남우주연, 여우주연, 음악상을 수상했다.
ryoranki
2002.02.28 20:20
이야... 재밌다.
audreyburger
2002.03.20 15:30
님의 말씀 동감함다!

바뜨, 그러나 자기 위치는 자기가 만드는 법!

처음부터 자신의 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할 경우에는

"힘"을 기르는 수 밖에 없음을.....

저도 종종 이 말을 다지며 삽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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