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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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난 아직도 어리거나 너무 늙었을지도 모른다..

truerain truerain
2001년 11월 22일 19시 49분 33초 1061 1 2

밑에 '비디오렌탈'님이 서울의 겨울에 관해 언급하셨는데요...
문득 김승옥 작가님의 <1969년 서울 겨울>(앗.. 제목이 갑자기
헛갈리네요...)이 생각나네요.

올해 가장 잘했던 일 중의 하나라고 자부(?)하는 것이 바로 김승옥
이라는 사람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것인데요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형씨 우리가 너무 늙어버린 것 같지않소?"

글쎄요.....
오늘도 역시 서울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헌팅을 했는데요
(제 가방에는 서울시내 전도가 있죠.. 큭큭.. 이러다가 간첩으로
신고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개인적으로 이번 작업에서 헌팅파트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참...'같이'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아마...오늘도 '혼자' 헌팅을 다녔으면 전 오늘부로 서울에서의
헌팅을 포기하자고 감독님에게 졸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맨날 아는 곳과 그동안 스쳐지났던 공간만 뒤지다 보니까 이런
저런 한계점에 도달했는데 오늘 동행한 스탭의 기발한 정보제공
으로 그동안 꽉 막혔던 체증이 '쏵~' 내려간것 같으면 좋은데..

마지막 관문으로 울 감독님의 '오케바리'싸인이 나와야 하거든요

글쎄요.... 이번 작업땜에 서울 이곳저곳을 싸돌아 다니면서
전 어쩌면 서울을 한뼘정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_-"

근데.... 맘 한 구석이 약간 씁쓸한 것은 무엇일까요
헌팅 담당자로서의 제 역할에 얼만큼 충실했는지...
혹시 진행비 받은만큼만 헌팅을 다녔던 것은 아닐지..
(아.... 농담입니다... )

서울의 겨울은 아름다웠으면 좋겠네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ncent
2001.11.23 13:23
<서울 1964년 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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