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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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오늘의 일기..

cryingsky
2001년 08월 09일 02시 43분 38초 1043 6 19

오후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모 영화 단체 사람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리고.. 대뜸 인사를 하더니..
회원 가입 서류를 돌렸다.

그러면서 하는말..
"오늘 여러 영화사를 다녔는데.. 모 영화사에 갔을 때는 회원을 35명 이상이나 모집할 수 있었다"

그에 이어
"우리 단체에 가입해 주십시오!" 라고 한마디 던지더니..
신용카드 회사 직원처럼 신청서를 돌리던 거였다.

화가 났다.

내가 알고 있는 그 단체는 한국 영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한
열정에 찬 젊은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하여, 영화계내 압력단체(혹은 이익 단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인데..
이게 몰까..
지금까지.. 그 단체에 모인 수많은 회원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급조된 사람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 자리 동료가 묻는다..
"가입 안할래요?"
내가 말한다.
"아.. 저는 조직 체질이 아니라서.. 좀 더 생각해 볼래요.. "
다시 옆자리 동료가 말한다.
"흠.. 비둘기 둥지나 필름메이커스는 조직 아닌가요?"

순간 또 화가 났다..
내 말의 의미를 그리 못알아 듣다니..
각 집단의 이해관계를 그리 이해 몬하나? ..

아.. 제발..
젊은 영화인들은..
대의명분 혹은 내용적인 정당성만으로
(사실.. 내용적인 부분도.. 아직은 좀 더 바라보고 싶다.. )
절차와 과정에서의 불합리함을 덮어버리는..
과거의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정말 좋겠다.  
그 과정을 잘 다져 가는 것 만이.. 조직의 내실을 꾀하고 조직이
장수하는 길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좋은 영화 만듭시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vincent
2001.08.09 02:56
네...
mee4004
2001.08.09 03:30
한때 운동권이였던 자네가..이제 늙나보네 그려..
cryingsky
글쓴이
2001.08.09 03:46
늙어서 그런게 아니네.. 친구야.. 주객이 전도된 편가르기 같은 상황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네.. --+ 자연스러우면서도 조직적인게.. 참좋은데 말이여.. 내 운동권 때 나도 그랬을까.. 반성해 보고 있는 중일세..
eyethink
2001.08.09 11:20
아마...당연을 앞세운 독단으로 활동하진 않으셨을 겁니다. 앞으로도...
vincent
2001.08.09 23:29
문제는 과시할 수 있는 쪽수가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일텐데 말이죠. 그 곳이 정치적으로 대당하려고 하는 모 단체의 틀을 밟을지도 모른다고 속단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그러지 않을거라고도 장담 못할거 같습니다
cryingsky
글쓴이
2001.08.10 00:17
그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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