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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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아이디를 바꿀수는 없을까..

leeariel
2001년 07월 20일 23시 37분 26초 1026 2
예전에는 아무 글이나 아무렇게 아무 곳에다 쓸수있는 용기라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혹시 이사람이 읽지는 않을까... 저사람이 읽지는 않을까... 고민이 너무 많이 어느 곳에도 넋두리를 펼칠수가 없다.
아이디가 어느 사이트나 다 똑같은 나로서는.....
아... 날 아는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면 어쩌나...... 몸을 사리고...
그러고 보면 세상에 나 자신에 부끄러운 '짓거리'를 그동안 했음에 틀림없는게다.

조만간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려한다.
영화일이라면 어느 것이든 상관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중요한 것은..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더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럼에도 다시 부끄러운 것은..
더 좋아하는 일 때문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소홀했다는 것....
일을 하고 있는 동안 내 이름엔 악명이 씌워지고..
난 그 이름이 부끄럽다.... 부끄럽다....

이제껏 몰랐다는 것이 더 부끄럽다.
촬영장에서 마음이 그렇게 쿵 가라앉을 줄은 정말 몰랐다.
예전엔 그 지루했던 기다림이 설레임으로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을줄 정말 몰랐다.
익숙한 그 느낌.  촬영장 내음...
그걸 다시 찾아야겠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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