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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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hal9000 hal9000
2001년 06월 30일 17시 15분 08초 1232 4


붙들 수 없는 꿈에 조각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챗바퀴 돌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에 진실 담겨 있는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하나

귀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엇갈림속에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 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하나

귀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유재하



유재하님은 고등학교 선배입니다.
그 님의 노래들이 몇 곡 안 되는 이유로 곡 하나하나 마다
제각기 다른 회상이 있을 것입니다.
봄을 타는 사람은 그 언젠가 봄의 기억데로  
혹은 여름이든 가을이든 그리울 땐 역시 언젠가의 그 추억데로
눈오는 날 막걸리에 이 노래를 불렀다면 역시 그 두꺼운 외투의 느낌데로
혹은 딱히 계절을 타지 않고 사계절 모든 밤을 타는 우리들의
안타까운 새벽 기분 역시.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 버리고
더할수 있다면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웃으며 말하던 그 때 내 모습.
노래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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