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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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잠 못들고 어미가 생각나서...

wanie
2001년 05월 31일 16시 30분 40초 1018 1
언젠가 울 사촌형이랑 대대적인 아침먹기 전쟁을 치루고 있던 날..
임백천이 진행하는 토크쇼에서 양희은, 희경 자매가 어미를 모시고
나와 이야기를 하는 걸 보게 되었죠. 두 자매들 눈물, 콧물을 기가
막힌 재치로 맞받아쳐가며... 그래요.. 감동의 도가니였죠... 두
자매는 그동안 무쟈게 고생한 어미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더군요..
그런.. 두 자매를 자랑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어미의 눈가에도 눈물
이.. 고이고.. 사촌형과 게걸스럽게 나물반찬을 입 속에 우겨놓고
있던 저도....... 울었습니다... 참.. 나도 유명하게 되어서 저런
자리에 나와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면 내 어미가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에 울컥했던거 같아요..
우리 어미도 그녀들의 어미 못지않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세월이었는
데... 어찌보면 참 억울하시겠단 생각까지도 들더군요... 시금치
나물을 채 삼키지도 못하고 보는 내내 울었습니다.. ㅜ_ㅜ

혹.. 이 담에 결혼해서 여러분 닮은 딸네미, 아들네미 가슴에 안고
토닥토닥... 부모님을 떠올려 보게되는 날이 오더라도 저처럼 울지
않고 빙긋이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세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 참 가슴을 후벼파는데.. 이건 도무지
속수무책입니다...

언젠가 햇살 따뜻해 꿈결 같은 날.. 내 어미를 모시고 어디 호젓한
곳에서.. 손을 그윽하게 잡고.. 지난 날을 성토했을 때..... 내 어미가
한마디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완아.. 니가 사람이 되어가는구나.' 하하하하하하...............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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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
2001.05.31 16:58
왜 우리는 부모님 생각을 하면 늘 마음이 아파야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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