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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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나의 좋은 친구...

미류
2000년 06월 09일 22시 39분 46초 1380
제게는 정말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멀리 미국에서 살지만 언제고 내 편을 들어줄 그런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지금 잠깐 서울에 와 있습니다.
온지 삼일째 되서야 저는 그 친구를 만났는데...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 초밥왕이라는 만활 보면 그런 말이 자주 등장하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하는 음식.
한 입 입에 넣었을때 고향의 그리움이 맘 속에 퍼지듯 ...어쩌구 저쩌구...

제게는 그 친구의 웃음이 그러합니다. 정말 맘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저는 잘해주질 못합니다. 항상 툴툴거리길 더 많이 합니다.
그래두 그 친구는 별 소리 하지 않습니다.
이번엔 좀 잘해줘야지...하는데...그 친구의 일정이 너무 짧고 바빠서 도무지 틈이
나질 않습니다.

예전에 둘이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고스톱을 잘 못치는데 제가 우겨서 돈내기 고스톱을 쳤습니다.
그런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자꾸만 제가 지는 거였습니다.
전 화가 나서 계속 또 치자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잠에 지쳐 화토장이 손에서 뚝뚝 떨어질 지경이였습니다.
그런데두 저는 안 졸았다구 우기면서 계속 고스톱을 쳤습니다.
결국 제가 천원쯤 따고서야 그만 둔 거 같습니다.
아니 그만 두었다니 보다는 그대루 쓰러져 자버렸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여행을 가자고 하면 서로 왠지 서먹할 거 같습니다.
아마 그 때만해두 어렸나 봅니다.

제게 그런 친구가 있다는 건 참 큰 기쁨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제게 힘이 되는 것 만큼 전 해주는게 없어서...늘 말로만 해서..
미안하고 가슴 아픕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정말 편한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렇듯 그 친구도 힘들 때 목소리 만으로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가끔씩 말두 안되게 국제전화로 모닝콜 해줘...넌 그때 깨어있잖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나 그친구나 언제나 그렇듯 늘 그자리에 오래도록 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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