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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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짧은 여행의 기록(2)

미류
2000년 05월 12일 00시 47분 10초 1946 2
오늘은 아침부터 좋아하는 아저씨(?)와 묻지마 관광을 가기로 했다.
묻지마 관광이란게 어른들이 하는 그 약간 불량스런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목적지 없이 가고픈 곳으로 가는 그런 것.

일단은 올림픽 대로를 타고 미사리 쪽으로 가다가
협궤열차님이 말했던 귀곡산장 이야기가 나와서 그곳으로 가기로 맘을 먹고
가평 쪽으로 코스를 잡는데...

수다를 떨며 가다보니 또 영화진흥공사의 두번째 커브길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영화진흥공사에 갔다.
추적추적 .... 약간 으시시할거라는 기대를 안고...

그런데 왠걸 영화진흥공사에 왠 떼거지 사람들?
알고보니 거기 무슨 영상문화관인가 뭔가가 생겨서 구경 온 사람들이였다.
우왕~ 입장료가 3000원이나 되는거 있죠?
나는 운 좋게 JSA 팀을 입구에서 만나서 기냥 입장하고 운당 부터, 지금 지어놓은
판문점 세트까지 구경하고 영상문화관이라는 곳도 구경했다.
우왕~ 생각보다 잘 꾸며놨더라구요....음....산속만 아니면 진짜 좋은데 말이야.

영상 체험관인가 뭔가는 영화진흥공사 직원 빽으로도 티켓팅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쩝~ (티켓팅 비용이 일인당 3000원) 그만 포기하고..
하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오전을 보내고,,, 내려오는데... 소문으로 듣던 두번째
커브길에서 왼쪽 사이드미러에는 아무것두 안보여서 실망을....

그리고는 가평을 갔는데...중간에 잠깐 점심 먹자고 들어간 평소 자주 애용하는
에덴휴게소 옆 볼링장, 당구장에서 시간을 다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어느새 저녁이 되어 귀곡산장에 가려고 하니.... 비 온 후 옅은 물안개까지 자욱
한게 진짜 무서운거 알죠?
그래서 포기하고는 안개길을 헤쳐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오면서 안개길을 지나자니 기형도 님의 안개마을이라는 시가 퍼뜩 생각났습니다.

'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한다'

나는 이 시의 이 구절이 왠지 약간 섬뜩한 느낌이였는데...오늘 저녁무렵의 안개길은
느낌이 그랬습니다.

어쨌든 영화진흥공사를 촬영이 아닌 관광(?)으로 가서 보고 즐기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래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설명을 많이하는 공익요원(?)은 왠지 약간 거슬리더군요.
혹시, 못가보신 분이 계시다면 꼬옥 관광가시길 바랍니다.
입장료 3000원이 좀 비싸긴 하지만, 내용은 충실한 편이더군요.

오늘 하루 즐거우셨으리라 믿고, 다시 맞는 하루 역시 즐거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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