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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에타> 리뷰

김은호
2016년 06월 28일 12시 44분 20초 689 4

 

김기덕 감독의 구원에 대한 삐딱한 시선이 만들어낸 복수와 구원의 하모니라 평하고 싶다. 왜 하나님은 자신에게 불쑥 아버지라 칭하고 또 예수님으로 나타나 자신의 죄로 인해 죽음을 당해 왜 죄책감과 슬픔을 안겨주어야 하는 것인가? 이것은 사실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기 위한 복수가 아닌가? 하는 김기덕 감독의 삐딱한 의구심이 이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고난 후 내내 나의 머릿속에 상기되었고 김기덕 감독의 의구심에 나도 모르게 동조하였다. 방금 전 말한 것이 사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라 할 수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강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나타나고 강도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모성애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사실 엄마라 주장하는 여자는 강도가 죽인 남자의 엄마였고 가족을 잃는 고통을 안기기 위해 계획적으로 강도에게 접근을 한 것이다. 후반부에 다다르자 여자는 강도에게 당한 피해자들이 자신을 노리고 복수를 하고 있다며 자작극을 벌이고 영화의 절정 부분, 폐건물에서 여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작극을 벌이며 자신의 몸을 내던지기 직전 강도의 용서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자는 강도 또한 자본주의의 폐혜로 만들어진 괴물이란 점을 깨닫고 동정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강도는 자신이 벌인 잔인한 행위들에 대해 회개를 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죄로 인해 자신의 엄마가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사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신약 성경의 주제와 같다. 다만 그 배경에 자본주의의 잔인성을 강하게 드러냈을 뿐 구원의 메시지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아까 말했듯이 강도라는 괴물을 낳은 또 이 잔인한 세상을 만든 진짜 괴물은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 여자는 쇠 자물쇠로 강도를 괴물로 만든 사채업자를 죽인다. 그리고 또 다른 차이점, 이 영화의 핵심인 부분은 그 구원의 배후에는 복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엄마라 주장하는 여자는 아들을 잃은 복수를 하기 위해 엄마라 주장하고 계획적으로 강도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으로 이 영화를 바라볼 때 이 여자는 결국 강도를 구원을 한 구세주이다. 강도의 관점에서 볼 때 여자는 즉 엄마는 자신의 죄를 대신해 죽음을 당했고 그로인해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회개하고 30년 넘게 느끼지 못한 모성애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볼 점은 우리에게 나타나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로 인해 우리는 늘 회개하고 그 고통을 잊지 않으며 늘 죄인의 자세로 살아간다. 하지만 이 복음이 사실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 만든 하나의 복수극이라면? 이 위험하고 파격적인 질문은 구원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색을 하게 만든다. 결국 그 동기가 복수가 되었든 아니면 진실한 사랑이 되었든 그 결과로 구원을 만들어냈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ianswer
2016.07.07 04:16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였을때 300 만원이 순식간에 3000 만원이 되서 손목 날라가는 식이나
눈앞에서 자살을 하고 심지어 사채업자의 명함이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전혀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저는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과정이 쌍그리 무시된 매우 안좋은
선례라고 느껴졌습니다 단지 이러시면 절차가 복잡해집니다란 말 한마디로 개연성 다 무시하고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그런 연출을 했다라는건 관객을 기만하는 저열한 전개방식이죠
김은호
글쓴이
2016.07.07 08:27
ianswer
그런 점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사실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의 상당수가 개연성이 결여된 소위 막장 요소들이 난무한 것이 많은데 그러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관객에게는 주제의 전달력이 강했을 수 있고 반면 그러한 비개연적인 요소에 주제의 흐름이 크게 방해가 될 수 있겠군요. 하지만 님의 의견을 들어보니 그러한 비개연적 부분은 앞으로 김기덕 감독님이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합니다.
ianswer
2016.07.07 12:36
김은호
솔직히 독창성 면에서는 어느 감독님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개성이 있고
자기파괴적인 작품을 많이 보여주시는 것도 인간적인 면에서는
그만큼 많은 고뇌를 하는구나 생각이 들며 공감가는 부분도 더러 있습니다

다만 예술성과 상업성 두 가지를 모두 끌고가는 이준익 감독님과
비교하자면 아쉬운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죠

사실 김기덕 감독님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제가 답답한 부분은 이분의 영화 전개방식이 전작들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번 작품역시 보지 않았음에도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고요
콘팜
2016.10.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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