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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별들의 명복을 빕니다.)

필름박스
2025년 02월 23일 15시 39분 16초 63 2

힘내세요! 

 

 

누군가에게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리 듣기 좋은 말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가 그렇게 힘이 없어보이나?' 이런 생각(불만)이었습니다. 

 

힘 내라고 말해 준 사람은 진심, 응원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어느새 나도 응원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힘내세요." 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고 다니고 있었지요. 

세상 살기 힘이 드니 죽을 힘을 다해 살고 있는 사람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것이 실례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처음 이 말을 듣고 오해를 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어린 나이에 유명해져서 부러움을 샀던 아역배우출신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실감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는군요. 친분도 없고 너무 유명해져서 감히 내 영화 좀 도와달라는 말도 못꺼낼 정도로 스타라고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사람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힘겨운 시간을 보냈었나봅니다. 참담하고 안타깝습니다. 세상 두려울 것 없이 가장 강인할 수 있는 20대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단 말인가요? 

 

유명하다고 해서 반드시 풍족한 것이 아닐텐데 그 생각을 못하게 됩니다. 스타라고 해서 초인간적으로 담대한 것이 아닐 텐데 역시 그 생각을 못합니다. "유명한 스타가 무엇이 부족해서 왜?!" 이런 문제가 아닌가봅니다. 

 

힘 내라는 응원의 말에도 상처(?)를 받는 소심한 소인배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언론의 뭇매, 악마의 댓글에 시달리다 생활의 어려움까지 겹치면 정말 살아내기 힘들고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스타가 되고도 남을 만큼 어느 정도 다 갖춘 무명배우, 재주가 탁월한 필름메이커들을 보게 됩니다. 갈 길이 바쁘다는 핑계로, 오해 받기 싫다는 이유로 아깝지만 그냥 말 없이 지나치고 맙니다. '참 그 사람 아깝다.'는 생각을 오래도록 하면서 말이지요. 

오래전 일이지만 엊그제 같은 때, 필름메이커스에서 활동하던 배우가 아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뉴스에서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우울해집니다. 더불어 다 같이 사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만드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주고 만들고 싶고, 출연하는 사람은 유명해지면서도 아주 많이 받고 싶고 그런 것일테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어찌해야 더불어 다 같이 잘 되는지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픕니다. 

 

옛날부터 밥을 못 먹고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아서, "밥 먹었냐?" 이렇게 확인이 인사이듯이 용기를 가지라고 "힘 내!" 이렇게 확인을 하는 인사가 맞는 것인지조차 모르겠군요.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을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힘내세요!" 이 말 밖에 없어 더 안타깝습니다. 이 세상 떠난 다음에는 힘내시라는 말조차 못할 것이니 유감입니다. 

 

힘들고 어렵게 버티고 버티다가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외로운 모든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진심으로 빕니다. 

 

힘내라는 응원의 말 한마디도 사람에 따라 마음이 상할 수가 있답니다. 하물며 모욕적이고 모멸적인 막말은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길거리에서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는 것만이 범죄자, 살인마가 아닙니다. 댓글 하나하나가 별을 떨어 뜨리고 사람을 병들게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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