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블루투스 이어폰을 자주 썼는데
한참 쓰다보면 베터리 때문에 문제가
좀 생기드란 ㅠㅜ
그래서 불편을 부릅쓰고 유선 이어폰을
썼는데...이거도 뭐 몇달 쓰니 한쪽만 사망
아! 이어폰은 그냥 소모품이구나~
하는 생각에
다이소 5000원 이어폰을 알아보는데
유툽으로 후기를 보니 겁부터 난다.
그럴바에야 당근 한번 뒤져 보자해서
검색하니 미개봉 블루트스가 8000원
얼씨구나~ 하고 급하게 하나 업어와서
확인해보니 젠장~ 미개봉도 아닐뿐더러
그나마 한쪽만 작동한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당근 사기!
판매자는 20대 평범한 츠자인데 욕부터
하기 뭐해서 정중하게 환불을 요청하니
이어폰은 그냥 버리라 하고 쿨하게 8000원
송금 해준다.
뭐~ 욕 한번 안하고 사건이 해결돼 기쁜 찰라에
잉? 작동 안하던 그 한쪽에서 소리가 난다.
와~ 심봤다!
꽁으로 미개봉 블루투스 이어폰 득템! ㅎ
기쁜 마음에 막걸리 한병 마시고
문득 그 츠자 생각이 나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파는 물건 가격에 2000, 3000원 짜리가 많다.
뭐지? 되팔이인가?
아니지, 진짜 알뜰하게 살아가는 소녀가장일 수도
그래서 정당한 값어치를 치르기로 했는데
다시 볼 일도 없지만 혹시 오해를 살까싶어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
'한쪽이 망가졌다는 이유로 멀쩡한 쪽까지 버려지는게
뭐랄까,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 가치도 없다는 교만한
생각같아 불편하지만 대충 쓰기로 했고요,
대신 반쪽 금액만 보낼게요, 계좌 번호 주세요.'
내 딴에는 참 명문이다 하고 보냈는데
방금 답장을 보니 딱 글쟁이 아닌가 싶다 ㅎㅎ
'물건을 사고 파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셨나 보네요.
존중합니다.
남은 물질 인연이 다하면
또 잘 보내 주시고요.
금액 대신 나눔만 대신 잘 받겠습니다.
좋은 반 되세요.'
햐아~ 술 한병 더해야겠지?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