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근 거래에서 있었던 일

세상에둘도없는 2024.12.16 23:35:50

 

원래 블루투스 이어폰을 자주 썼는데

한참 쓰다보면 베터리 때문에 문제가

좀 생기드란 ㅠㅜ

 

그래서 불편을 부릅쓰고 유선 이어폰을

썼는데...이거도 뭐 몇달 쓰니 한쪽만 사망

 

아! 이어폰은 그냥 소모품이구나~

 

하는 생각에

다이소 5000원 이어폰을 알아보는데

유툽으로 후기를 보니 겁부터 난다.

 

그럴바에야 당근  한번 뒤져 보자해서 

검색하니 미개봉 블루트스가 8000원

 

얼씨구나~ 하고 급하게 하나 업어와서

확인해보니 젠장~ 미개봉도 아닐뿐더러

그나마 한쪽만 작동한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당근 사기!

 

판매자는 20대 평범한 츠자인데 욕부터

하기 뭐해서 정중하게 환불을 요청하니

이어폰은 그냥 버리라 하고 쿨하게 8000원 

송금 해준다.

 

뭐~ 욕 한번 안하고 사건이 해결돼 기쁜  찰라에

잉? 작동 안하던 그 한쪽에서 소리가 난다.

 

와~ 심봤다!

꽁으로 미개봉 블루투스 이어폰 득템! ㅎ

 

기쁜 마음에 막걸리 한병 마시고

문득 그 츠자 생각이 나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파는 물건 가격에 2000, 3000원 짜리가 많다.

 

뭐지? 되팔이인가?

아니지, 진짜 알뜰하게 살아가는 소녀가장일 수도

 

그래서 정당한 값어치를 치르기로 했는데

다시 볼 일도 없지만 혹시 오해를 살까싶어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

 

'한쪽이 망가졌다는 이유로 멀쩡한 쪽까지 버려지는게

뭐랄까, 완벽하지 않으면 아무 가치도 없다는  교만한

생각같아 불편하지만 대충 쓰기로 했고요,

대신 반쪽 금액만 보낼게요, 계좌 번호 주세요.'

 

내 딴에는 참 명문이다 하고 보냈는데 

방금 답장을 보니 딱 글쟁이 아닌가 싶다 ㅎㅎ

 

'물건을 사고 파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더 중요한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셨나 보네요.

존중합니다.

남은 물질 인연이 다하면

또 잘 보내 주시고요.

금액 대신 나눔만 대신 잘 받겠습니다.

좋은 반 되세요.'

 

햐아~ 술 한병 더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