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손발이 차서 추운 것을 끔찍히도 싫어하지만
가끔은 추운 겨울이 반가울 때도 있다.
특히 따듯한 곳에 머물다 잠시 바깥에 나가 느끼는
시린 밤 겨울 공기는 많은 감정을 이끌어 낸다.
그리움, 외로움, 서러움....
담배 한 대가 타들어 가는 짧은 순간에
살아 오며 놓친 아쉬운 추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모든게 여유가 없던 젊은 시절에도
스키 한번 타보겠다고 찾았던 천마산, 대관령, 진부령
나이가 든 것도 아닐텐데 하나 둘 소문없이 사라지는
스키장을 떠올리며 나도 이제 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처연함이 차가운 공기만큼이나 어깨를 움추리게 한다.
그래도 시대를 잘 만나 어려움없이 놀 거 다놀고
술안주 삼을 추억거리 한보따리 남겨 놓은 게
적잖은 위로가 되는 밤이다
아무거나 한마디씩 남겨주세요.(광고만 아니라면).